네덜란드와 벨기에에 접한 독일의 국경도시 아헨은 요즘 축제 분위기이다. 축구가 생활화된 이 곳에서 아헨 시민들은 연고팀인 알레마니아 아헨이 독일 축구 2부리그 우승이 확정적이어서 2006-2007시즌에는 1부리그인 분데스리그에서 경기 모습을 볼 수 있게 돼 들떠 있다.
아헨은 인구 24만여명의 아담한 도시지만 고대 로마시대부터 유명한 온천과 현재에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아헨 공과대학이 있는 교육의 도시로 한국 교민들도 2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아헨 시민들은 알레마니아 아헨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을 찾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인근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축구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운다.
독일월드컵 대회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최국인 독일에서 월드컵 분위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고 있다. 독일인들은 현재 자국 리그인 분데스리그 경기에 열광하고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분데스리그가 끝나는 5월 중순 이후에야 월드컵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에 있는 한국 교민들은 월드컵에서 한국이 선전을 펼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독일의 축구 전문가들과 세계 축구의 흐름에 정통한 독일인들, 그리고 많은 한국 교민들 조차도 한국이 속한 G조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큰 팀으로 프랑스와 스위스를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프랑스는 노쇠하기는 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정상급의 강호이며 스위스는 유럽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가 수년간 조직력을 다져오면서 국가대표로 성장,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독일어권 국가라고 할 수 있는 스위스는 독일이 안방처럼 여겨지는 데다 분데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많으며 좋은 체격 조건과 뛰어난 힘, 탄탄한 조직력을 갖춰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대이다.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필립 센데로스는 스위스의 대표적인 선수로 한국이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선수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박지성이 이끄는 공격진이 스위스의 수비진을 무너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성공적인 활약으로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잘 알려진 선수이다. 그들이 네덜란드 리그에서 뛸 때에는 에인트호벤이 아헨과 차로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아 직접 경기장에 찾아가 응원하기도 했는데 영국에서 뛰고 있는 지금은 TV로 그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는 데 만족하고 있다.
독일에서 활약중인 차두리와 안정환은 좀 안타깝다. 이들은 최근 분데스리그 경기에서 출전 회수가 많지 않거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안정환이 독일로 진출했을 때에는 많은 교민들이 경기장에 찾아가 응원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응원 열기도 좀 식어 시들해진 상태다. 더군다나 알레마니아 아헨이 분데스리그 승격이 확정적인데 반해 안정환이 속해 있는 뒤스부르크는 다음 시즌 1부리그 잔류가 힘들어지고 있다. 차두리에 대한 독일인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가 최근 경기에 결장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지만 그건 부상당한 이유도 있다. 차두리는 독일에서 워낙 유명한 그의 아버지 차범근처럼 힘이 뛰어나고 스피드가 빨라 기대감이 여전하다. 독일의 클럽들은 연습이 실전처럼 격렬해 연습때 주목받은 선수들이 출전 멤버로 확정되는데 안정환과 차두리가 연습때부터 열심히 해 경기에 자주 출전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라고 있다.
김무현 재독 아헨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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