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또 고유가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의한 수출 채산성 악화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유가', '환율', '주가'의 혼란스런 모습을 분석해 본다.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단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에 의한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과 이란의 석유수출 중단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가 정정불안으로 산유량을 25% 감축한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휘발유 공급에 대한 우려 역시 유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단기적인 불안요인이 해소된다고 고유가 시대가 끝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계경제의 성장과 중국의 수요라는 고유가를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에드문드 다우코루 의장은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세계경제의 성장과 중국, 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의 급격한 석유수요 증가로 인해 향후 5년간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역시 ▷국제시장에서의 달러가치 하락 ▷무역흑자 ▷주가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의 이유로 인해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김병조 과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인해 수출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수출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데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인해 풍부한 달러화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유가와 환율급락으로 인한 불안요인에도 최근 주식시장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곧 중단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긴축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18일 다우지수는 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고, 나스닥지수도 2%나 뛰는 등 뉴욕증시가 지난해 4월 이후 1년만에 최고의 랠리를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일본 니케이지수도 1.37% 반등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이 같은 글로벌증시 동조현상과 함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등 다른 호재들이 겹치면서 호황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환율급락 등은 국내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유가와 환율 안정과 같은 외부환경의 변화없이 지속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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