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서비스 "서울로 가? 말아?"…환자들의 생생 경험

#최근 국토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KTX승객중 6.8%가 서울로 진찰을 받기위해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구시 병원협회가 실시한 자료에서도 의료서비스를 받기위해 서울로 가는 환자가 3.5%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너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기위해 서울로 상경하는 현실에 대해 대구시병원협회 김징균회장은 " 숫자는 의미가 없다. 단 한명의 환자라도 진료를 받기위해 서울로 떠난다면 대구병원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고 했다.

반드시 서울로 가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걸까. 환자들의 입을 통해 무엇 때문에 서울로 가며 무엇 때문에 대구에서 수술을 받는지 그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리고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짚어봤다.

# 서울에서 수술을 했더니

안동에 사는 박모(39)씨는 4년전 대장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가족과 지인의 권유로 서울에 있는 Y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물론 수술 날짜를 잡기위해 한달 이상을 기다렸으나 양질의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을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이런 불편 쯤은 감수했다. 수술은 잘됐고 1차 항암치료 받았으나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퇴원을 해서 안동에 내려왔고 한번씩 항암치료를 받을때 마다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였다. 대장암 수술을 한탓인지 설사가 심해 화장실이 없으면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기차를 탈때면 반드시 화장실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렸던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수술후 건강하고 살고있는것이 어쩌면 서울의 의료진 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있다.

유방암으로 서울의 S병원에서 지난해 수술한 대구에 사는 40대의 여성은 간병인이 필요없고 시설도 깨끗하고 최고의 의료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병원을 택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병원에서 하루에 20건씩 유방암 수술을 하는 바람에 수술이 끝난후 2박3일이 지나면 퇴원을 시키는 것이 문제였다. 몸도 추스러기 어려운 상황에서 병원을 옮긴다는것이 정말 힘들었다.

지난해 초 서울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50대 남성은 아무런 불편이나 어려움은 없었다고 털어놓았으나 다만 보호자들이 대구에서 들락날락 거리며 환자를 지켜야 하는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힘든것 쯤이야 좋은 의료진에서 수술받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 대구에서 수술을 했더니

위암으로 판정을 받은 40대 강모씨는 지금도 대구에서 수술한 것을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서울과 일본에서 수술받기를 권했다. 그만큼 병이 깊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구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신뢰를 하게됐다. 적극적인 의사의 태도와 환자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의사의 자상한 면이 결정에 큰 힘이 됐다. 1차 수술후 암이 다른곳으로 전이돼 3번의 수술을 더 받았다. 서울이면 어떤 의료진이라도 한 환자를 두고 3번이나 수술을 해 주었겠는가. 대구에서 수술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에서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4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살고있다는 생각을 한다.

50대 갑상선암 판정을 받은 박모씨는 주위에서 서울로 권했으나 대구에서 대학병원 담당의사를 만나보고 난 뒤 서울수술을 포기했다. 신뢰감이 가는 의사의 말투와 지금까지의 환자수술경험자료를 보고 들으니 내 몸을 맡겨도 될 것 같은 확신이 섰다. 간호사들의 세심한 서비스도 좋았다. 비록 시설은 낡고 서비스는 조금 모자란 감은 있었지만 대구에서 수술 한 것은 정말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있다.

3년전 대구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50대 남성은 서울은 생각해 보지도 않고 바로 대구에서 수술받기로 결정했다. 왜냐면 항암치료와 계속되는 검사가 이어져야하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면서 서울로 가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후 의사들이 환자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대답해 주는 자세는 여전히 아쉬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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