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위한 양국의 행보가 분과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상응해 국내에서는 체결 반대와 찬성론자들이 민간단체들로 결집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한명숙 총리가 쌀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곧 이어서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그 발언의 진실성을 보증했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쌀을 양허 대상에서 영구히 제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이 공언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으려 한다. 정부가 큰소리만 쳐 놓고 뒷날 슬그머니 물러앉아 버린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임자들의 발표에서도 이미 의심스런 점이 발견된다. 미국의 농업협상 수석대표가 예외 없는 개방을 요구 중이지만 우리측의 대책은 불투명하다. 대신 다른 농축산물 부문에서 더 큰 개방을 요구받게 되리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말이 없다. 게다가 쌀 개방을 우선은 막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풀어야 할 듯 암시하는 발언까지 정부 쪽에서 나오고 있다. "다자간 협상에서 2014년까지 유예 받아 놨지 않느냐?"고 되묻듯 한 김현종 대표의 발언, "앞으로 10년 유예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청와대 비서관의 발언 등이 그 예이다.
이래서는 될 일이 아니다. 정부 책임자들은 쌀을 지켜내겠다는 공언을 꼭 실천해 보여야 한다. 그걸 위해 책임자들은 농업 생산의 50%를 차지하는 쌀의 생사에 농민의 생사뿐 아니라 우리 환경의 생사 및 나아가 국가 안보가 걸려 있다는 인식으로 철저히 재무장부터 해야 한다. 만약 점진적으로 개방할 것이면 처음부터 그렇다고 해야 한다. 그렇잖을 경우 쌀 문제는 국가에 대한 신뢰를 또 한번 떨어뜨리는 정치적 부실화까지 초래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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