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명숙 총리 취임식 격식파괴 '눈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로 임명된 한명숙(韓明淑) 총리는 20일 취임식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부드러운 카리스마론'을 펼치며 얼굴 마담에 그칠 것이란 주변의 시각을 일축하는 등 강한 의욕과 포부를 피력했다.

한 총리는 취임 이틀째인 21일 오후에는 한나라당 등 야당을 잇따라 방문,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또 이에 앞서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이용훈 대법원장과 김원기 국회의장,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을 예방했다.

한 총리는 취임식에서 "함께 일해본 사람들은 저를 외유내강이라거나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부르곤 한다. 이 점에 관해서는 머지않아 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무원들에게 휘둘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하는데 국민의 평안과 이익에서 벗어나면 단호하게 원칙을 갖고 다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리 지명이후 '얼굴마담이나 하지 않을까', '대독총리나 하지 않을까' 등의 지적이 있었다. 이를 폄하라 생각하지 않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이같은 언급들은 실세 총리로 꼽혔던 이해찬 전 총리에 비해 조직 장악력이나 국정 추진력이 부족할 것이란 주변의 시각을 의식, 이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보인다.

이날 취임식은 참석 대상인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 400여 명을 서열과 관계없이 자리에 앉도록 하는 등 종전의 격식을 파괴, 눈길을 끌었다. 과거에는 맨 앞줄에 장관, 다음줄은 차관, 그리고 1·2급 등의 순서로 정렬해 선 채로 취임식을 가졌었다.

한 총리는 기자 간담회에서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의 외조에 대해 "머리로는 여성들에 대한 이해가 저보다 깊었지만 그 시대 남성들이 갖고 있는 한계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웠다. 우리 부부도 가정내 평등을 위해 많은 투쟁을 해왔고 오늘은 남편이 밥상을 차려줬다."고 말했다.

공직자 골프 문제에 대해서는 "그 자체를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토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공직자로서 한계와 정도를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직 중에는 여가 활용을 위한 운동으로 가장 먼저 배드민턴을 치겠다. 자전거를 타고 수영하고 등산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틈틈이 건강을 위해 여러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으로 부터 임명장을 받고 "국회에서 총리인준을 받은 어제는 4·19였고, 씨 뿌리는 날인 오늘 곡우에 임명장을 받았는데 그런 뜻을 새겨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을 다졌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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