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구족화가이자 사진작가인 앨리슨 래퍼(41)가 최근 자서전을 통해 '힘들다면 나를 보라'고 외치고 있어 장애인들에게 금싸라기 같은 희망을 안겨준다. 그는 양팔이 없고 다리가 짧게 붙어 있는 '해표지증'이라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었다. 그러나 엄청난 차별과 편견과의 싸움으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지난해는 대영제국 국민훈장과 세계여성성취상을 받기도 한 감동적인 인생 드라마 연출의 주인공이다.
○…자서전 '앨리슨 래퍼 이야기'는 출생 때의 살풍경한 묘사로 시작되며 파란만장한 역경을 그리고 있기도 하지만, 과장 없는 어조에는 어김없이 강인한 정신력이 묻어난다. 자신의 결함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 자세는 감탄에 감탄을 자아낸다. 적극적인 성격과 사회성이 그 동력이었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벗은 몸을 모델로 찍은 사진으로도 유명하며 '살아있는 비너스'로 불리는 이유도 알만하다.
○…며칠 전, 정부는 장애 학생 유치원'고교 교육을 의무화하고, 향후 4년간 장애인 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삼성전기는 장애인 100명을 뽑으며, 다른 몇몇 기업들도 봉사'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장애인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점차 나아지는 건 다행스럽다. 하지만 30대 기업의 고용률은 아직 평균 1% 수준이라 한다. 생계 지원은 턱없이 모자라고, 고용 의무 비율조차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이 수두룩하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215만 명으로 국민의 5%에 이른다. 법을 만들고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장애인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도우는 길이 무언지, 그들의 처지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그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판단한다면 수박 겉보기에 지나지 않을는지 모른다.
○…미국의 저명한 피아니스트 레슬리 렘크의 성공담은 귀감이 돼야 한다. 시각장애와 뇌성마비에 시달리며 IQ 58의 정신지체자이기도 한 그는 아무리 길고 복잡한 곡이라도 완벽하게 재현하는 '음악 천재'라 하지 않는가. 특정 분야에서 장애와는 극도로 대비되는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서번트 신드롬'의 경우라 할 수 있다. 국가'사회'가정의 따뜻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로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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