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국제유가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1990년대 말 배럴 당 10달러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으나 지난 주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배럴 당 75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발전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경제의 회복세로 수요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허리케인 피해와 이란, 나이지리아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등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최근 유가의 급등세를 촉발한 요인들이 아직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배럴 당 100달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외형적인 현상에 비해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론은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으며 경기에 가장 민감한 증시의 움직임도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국제유가의 오름세로 상승세가 많이 꺾이기는 했지만 6년만에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제유가가 단순 가격으로는 사상 최고수준이지만 일부 산유국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인플레를 감안한 가격으로는 아직 사상 최고치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인플레를 감안한 국제유가 최고치는 제2차 석유파동이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 1980년 4월에 기록된 것으로 지금 가치로 배럴 당 97.55달러에 달한다는 것.
여기에 국제유가가 경제회복세와 맞물러 비교적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석유파동 이후 지속된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 제고 노력도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에 대한 우려가 아직은 현실이 아니듯이 고유가로 인한 경기침체는 아직 우려 단계일 뿐이라면서 그러나 우려처럼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언젠가는 유가가 경제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4년 전 유가의 오름세가 시작된 이후 배럴 당 50달러가 티핑포인트가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었으며 이후 60달러와 70달러를 티핑포인트로 잡은 경제학자들도 있었지만 아직 유가수준이 티핑포인트에 달했다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샌 안토니오 소재 US글로벌인베스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프랭크 홈스는 에너지 효율제고 노력으로 아직까지는 기업들이 고유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 당 85달러에 이른다면 고유가로 인한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홈스는 인플레를 감안할 때 제2차 석유파동이 휩쓸고 지나간 지난 1980년대의 평균 유가 수준이 배럴 당 85달러였다면서 배럴 당 85달러가 티핑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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