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입대한 아들을 둔 부모들의 애끊는 '불면의 밤'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경찰청 703전투경찰대 소속 박모(21) 이경이 전입온지 열흘도 안된 22일 오후 8시 50분쯤 대구 수성구 파동 모 아파트 현관 지붕 위에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67)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박 이경이 아파트 동 10층 창문에서 투신,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현역 군인 1명이 휴가기간 중 대구시내 집에서 자살했는가 하면 역시 갓 전입해온 대구 수성경찰서의 의무경찰이 자살을 기도하는 등 군 복무중인 젊은이들의 '불행'이 이어지고 있다.
박 이경의 유족들은 "이날 오전은 물론 하루 2번씩 엄마에게 '잘 있다'고 전화를 할 만큼 군생활 적응을 위해 노력했던 아이"라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이경 등 동기생 14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신입 전경 지도를 맡은 선임 6명과 함께 3시간 동안의 목욕외출을 허락받고 영외로 나갔다는 것.
박 이경 등 일행 중 15명은 목욕을 않고 인근 PC방에서 게임을 한 뒤 목욕을 마친 일행 5명과 함께 전경대로 걸어 복귀하다 박 이경이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전입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전경은 규정상 외출이 불가능하며 이날 외출은 지휘관 결재서류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이경은 2월 20일 논산훈련소에 입대, 신병교육을 마친 뒤 지난 14일 703전경대로 전입해와 신병 적응훈련을 받고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박 이경 어머니(46)는 "사고 나흘전쯤 '꾸중을 심하게 들었다'라는 전화가 왔다."며 "이 통화중 주변에서 아들에게 욕설이 쏟아지는 소리를 들어 굉장히 불안했다."고 했다.
경찰은 감찰인력을 투입, 부대내 가혹행위 여부를 조사하겠다 밝혔으나 유족들은 경찰 조사를 못 믿겠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24일 직권조사를 공식 의뢰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광식 박사가 각급 부대 장병 6천905명을 대상으로 조사,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장병의 23.5%가 구타나 가혹행위 피해 경험 있다고 대답하는 등 군복무자 4명 중 1명이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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