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최근 몇년동안 대구에서는 지하철 화재 참사, 미사일 추진체를 실은 차량 화재, 서문시장 화재 등 떠올리고 싶지 않는 대형 화재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를 두고 '굿이라도 한번 해야 한다'는 우스게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시는 '불'에 민감해져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일까.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 100주년 및 대구상공회의소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중인 창작오페라 '불의 혼' 타이틀 변경을 검토중이다. 이는 잇딴 화재로 대구시가 불의 도시로 비춰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구시 입장에서 '불의 혼'이라는 제목이 달갑지 않은 상황. 화재(자라) 보고 놀란 가슴 '불의 혼'(솥뚜껑) 보고 놀란 셈이다.
'불의 혼' 대본과 작곡은 지난해 말 극작가 최현묵 씨와 진영민 경북대 교수에 의해 완료됐다. 현재 진행중인 출연진 캐스팅 작업이 마무리 되는데로 제작 발표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본을 쓴 최현묵 씨는 '불'은 열정적이고 화끈한 대구사람의 기질, '혼'은 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대구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불의 혼'으로 명명했다는 것. 하지만 작가의 좋은 의도와 달리 '불의 혼'이 불씨도 피우지 못하고 사그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대구시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지적 속에서도 다음달 열리는 제작지원단 회의에서 제목 변경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창작 오페라 제작 전까지 명칭 변경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작지원단은 오는 8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열릴 예정인 2006 대구국제오페라 축제 개막작으로 '불의 혼' 첫 선을 보인 뒤 국내외 순회 공연을 추진중이다. 순회 공연지로는 서울과 중국, 스페인 등 유럽이 거론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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