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9시 현재 원·달러 환율이 936.7원으로 전날보다 3.1원이 더 떨어져 1997년 10월24일 929.50원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며 8년6개월만에 930대로 추락했다.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급락하고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교역조건은 갈수록 나빠졌다. 1/4분기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액은 16조 3천879억 원으로 전분기 13조 9천271억 원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 원인과 전망=지난 22일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워싱턴 정례회담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아시아 신흥국들의 환율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추가 절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 미국의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중장기 달러약세 요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환율 하락세는 앞으로도 수 개월 더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대신경제연구소 박정우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최소한 올해 3분기까지는 확장국면을 지속할 수 있고,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상 기조의 종결을 선언할 수 있어 원·달러 환율은 2분기 말 또는 늦어도 3분기 초쯤 915원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추가적인 환율 급락세는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반론도 있다. 유가 상승은 환위험 헤지에 소극적인 정유사의 달러 결제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위축시키며 수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및 지역 업계 영향=국내 기업들은 올해 목표 환율을 대략 950~980원 선으로 잡았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930원 대까지 폭락하자 전기전자, 자동차 등 수출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원가 및 인건비 절감, 매출 확대, 환위험 헤징 등 전통적인 환율대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거래처와 재료비·자재가격 재협상에 나서고, 최악의 경우에는 거래처 교체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섬유 등 지역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디스플레이, 자동차를 포함한 지역의 대기업 협력업체들 역시 환율하락에 따른 구조조정의 후폭풍에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 김춘식 지부장은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섬유 등 지역의 우량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전문수출기업이면서 이윤이 5%미만인 부가가치가 낮은 상태"라며 "최근 2년간 환율이 20% 이상 떨어지면서 벌써부터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또 "지역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환율방어 대책을 촉구하며 자구노력에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면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선물환과 환변동보험 가입 및 원가절감, 제품개발 등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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