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 일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 30대 무직자인 그는 최소 5명의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세상이 나를 버려 가난해졌고 좋아하던 여자가 자신을 떠났기 때문에 부자와 여자만 보면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4년 사회를 경악시켰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을 떠올리게 하는 끔찍한 범행이다.
이 살인범의 범행을 두고 전문가들은 '묻지마 살인' '증오 범죄'로 이름 붙여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에서 범행 동인의 일단을 찾고 있다. 사회적 배경 없는 범죄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심각한 빈부 격차와 비이성적 향락 풍조가 '묻지마 살인'의 토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사회적 병리는 공동체 전체의 노력으로 완화하고 해소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든 무고한 목숨을 무차별적으로 앗아가고 수많은 사람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는 악성 범죄를 용서할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범인의 당돌한 말처럼 부자들이 아니었다. 밤늦게 귀가하던 여성, 집에서 자고 있던 부녀자들이었다.
사회적 예방과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그 임무에경찰이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 최근 경찰의 강력사건 검거율이 떨어져, 3분의 1이 미제사건으로 남는다고 한다. 예방은 고사하고 범인을 꼭 잡겠다는 수사 의지조차 의심스러운 실정이다. 이번 살인범도 사실상 시민이 잡았다.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고 공직사회도 무책임과 보신 풍조가 만연해 있지만 그래도 경찰은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 경찰이 강력한 의지로 범인들을 가차없이 잡아낼 때 '묻지마 살인'이나 '증오 살인'도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경찰의 분발을 촉구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