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야산에 삵이 산다" 본사 취재팀 확인

대구의 대표적 아파트촌인 수성구 지산동 뒷산에 삵, 너구리,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사 취재팀은 지난 1월부터 3개월여에 걸쳐 조일골 야산(속칭 범물산)에서 고라니, 너구리, 청설모 등을 비롯한 오색딱따구리, 노랑턱 멧새, 홍여새 등 10여 종의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담았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는 삵과 날다람쥐 등도 목격됐다. 야생동물들은 범안로, 지산.범물지역 아파트로 둘러싸인 좁은 서식환경 속에서 등산로와 인기척을 피해 힘겹게 생활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밤, 너구리와 다람쥐 등 잡식성 동물들은 등산객들이 버린 음식물을 먹고 있었으며 새벽녘 고라니는 인근 음식점 농장까지 내려와 먹이를 찾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등산객 안정화(65·수성구 범물3동) 씨는 "도심에 인접한 곳이라 야생동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등산 중 고라니를 만나 신기했다."며 "자연 환경이 살아있다는 생각에 무척 반가웠다."고 말했다.

영남 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도심 주변에서 발견되는 야생동물은 도시가 팽창하면서 인공지형에 포위된 상태"라며 "생태통로를 만들어 좁은 공간에서의 먹이다툼과 근친교배로 인한 생태계의 단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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