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성공의 기회를 준다는 게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이다. 이 아메리칸 드림의 바탕에는 평등이 깔려 있었다. 잘사는 이와 마찬가지로 못 살고 힘없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꿈의 나라를 이룬 동력이 됐다. 가난하던 시절 우리에게도 미국은 저만 잘하면 고달픈 일상을 벗어던질 수 있는 희망의 나라였고 아메리칸 드림은 전 세계의 가난에 찌든 서민들의 희망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이 한창일 때 우리들의 부모들은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투자했다. 공부 외에는 아직 다른 대안이 없던 시절이었기에 열심히 공부해서 가난을 벗어나라고 채찍질했다. 투자라고 해서 유별난 것은 없었다. 있는 형편껏 학비를 댔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난을 벗어난 성공사례는 이어졌고 공부가 아니라도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부와 명예를 쥐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는 당시 가난했던 환경이 오히려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하는 이가 많다.
○…최근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환상이며 미국은 더 이상 꿈의 나라가 아니라는 논문이 발표됐다. 빈곤층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자라서 상위 5%의 상류층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1%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덧붙였다. 대신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다시 부자가 될 확률은 22%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아직도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하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소득 불균형 현상이 심각해지고 양극화 현상이 세대를 이어 세습되고 있다고 한다.
○…논문을 발표한 교수는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와 계층의 세습 원인으로 교육을 꼽았다. 아이들의 학비를 대주던 이전 세대 부모와 달리 노후를 걱정하는 현재 부모들은 힘겨운 현실에 엄청난 학비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학비가 적게 드는 공립학교를 권하는 부모와 비싼 명문 학교를 원하는 자녀들의 갈등이 적잖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교육을 통한 위치이동은 이제 환상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잘사는 집의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게 정설이 됐다. 교육을 통한 위치 이동의 가능은 결국 교육 기회의 균등이 전제가 돼야 한다. 학군에 따라 집값이 엄청나게 차이 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교육 기회의 불균등이 가난의 대물림을 강요한다면 우리 교육은 위기가 아닐까.
서영관 논설위원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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