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예술만 즐기니? 난 맛도 즐긴다!"
꼭 먼 길을 떠나야만 나들이 기분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봄볕 좋은 날, 대구시내 곳곳에 자리잡은 미술관을 둘러봐도 기분전환에는 효과만점. 거기다 맛있는 식사까지 곁들이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도심 속 여행을 떠나보자.
# 한기숙 갤러리 1층 Geena's
대구 중구청을 지나 시내 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옛 경대 치대 건물 맡은편으로 널찍한 담이 눈에 들어온다. 이 길을 자주 지나다닌 사람이라면 한번쯤 머리를 갸우뚱하며 궁금해했을 법한 그런 벽. 그 벽 뒤에 맛있는 레스토랑과 미술관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기숙 갤러리와 레스토랑 지나스(Geena's).
지나스에는 파스타 메뉴가 주를 이룬다. 정통 파스타 메뉴 4종류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재료와 소스에 변형을 가한 퓨전 파스타 4종이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한번 와 본 사람이 또 다시 들를 수밖에 없는 지나스만의 파스타 요리 비결은 정통 이탈리안 식으로 제대로 삶아낸 스파게티 면. 배만학(31) 조리장은 "한국식으로 푹 삶는 것이 아니라 잘라서 단면을 봤을때 가느다란 심이 살짝 보이는 '알단테'로 면을 요리한다."며 "처음에는 덜 익힌 것 아니냐고 항의하는 고객도 간혹 있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그것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이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파스타가 메뉴의 전부는 아니다. 파스타로 배가 차지 않는 손님을 위한 우동 정식과 금주의 라이스, 저녁에는 와인이나 맥주 한잔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샐러드와 돈가스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특히 4월 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갤러리를 찾으면 '미술'에 대한 흥미를 한껏 일깨워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삶은 돼지머리를 소재로 한 작품들과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추억의 고무줄 총 등 어렵고 머리아프기만 한 미술이 아니라 호기심 가득한 미술을 느껴볼 수 있다.
# 분도 갤러리 6층 프란체스코
대백프라자 인근에 있는 프란체스코의 매력은 야외공간에 있다. 조금 좁은 듯한 공간에 까만색 일색인 레스토랑 내부를 벗어나 문을 열고 옥상으로 나가면 빨간 시트가 인상적인 야외 좌석이 눈에 들어온다. 신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서는 화창한 날이면 초록으로 물든 신천변과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일렁이는 물결을 즐길수 있고, 야간에는 질주하는 차량불빛 사이로 아련히 눈에 들어오는 신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직까지 날씨가 조금 쌀쌀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있지만 이런 우려를 잠재우는 주인장의 센스 하나! 수십장의 모포가 준비돼 있어 가족들끼리, 연인들끼리 야외에서 정담을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다. 프란체스코의 추천 메뉴는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와 샌드위치.
2층에서 미술작품을 즐기고, 6층에서는 차와 식사를, 그리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지하 '떼아뜨르 분도'의 공연까지 패키지로 문화의 매력을 느낄수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작성일: 2006년 0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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