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리 엿본 유망직업 3가지-놀이치료사

"야, 토끼가 너하고 놀고 싶은 것 같다. 안녕."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이승희(42·여·구미시 봉곡동) 아동가족상담연구소 소장. 그녀의 직업은 놀이치료전문가. 얼핏 짐작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놀이치료사는 자폐나 발달 장애, 분리 불안 등 불안정한 성장 단계를 보이는 3, 4세의 다양한 아동들을 놀이를 통해 치료하는 상담사다. 이 소장은 "그런 아이들이 절대 비정상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단지 정서적으로 부적응을 보여 부모들이 힘들어할 때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상담소는 유독 각양각색의 인형들이 많다. 로봇이나 동물, 자동차 등 마치 장난감 상점을 방불케 한다. "다양한 형태의 인형들을 만지다 보면 한 번씩 힐끗 쳐다보거든요. 그때 말을 걸면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죠. 일단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차츰 아이에게 안정을 주는 겁니다. 쉽게 말해 심리치료라 할 수 있죠."

이 소장은 무엇보다 치료 과정이 끝난 뒤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달리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어떤 아이는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아이가 화도 내고 짜증도 내는 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기분 좋죠. 또는 부모가 와서 자녀와의 관계가 훨씬 편해졌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라 버거울 때도 종종 있다. 특히 큰 상처를 받은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하면서도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이 소장은 "아이가 어떤 모습을 하든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자신의 문제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이 직업에 어울린다."고 전했다. 의외인 것은 놀이치료사가 남자들한테 더 적합하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어린이나 청소년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여자로서 부담스러울 때가 많아요. 그런 면에서 남자가 오히려 어울릴 수가 있어요. 선진국에선 남성 놀이치료사가 상당히 많거든요."

놀이치료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꽤나 까다롭다. 서울과 대구에 있는 학회 회원이 돼 연수나 미션 등을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기본. 그렇기 때문에 보통 놀이치료사가 되는 과정은 3년,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또다시 2, 3년이 걸린다. 이 소장은 다행히 아동·성 상담을 꾸준히 해온 터라 어렵지 않게 전문가 자격을 땄다. 이 소장은 "아무래도 심리학과나 유아교육학과 등 관련학과를 나온 사람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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