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 312명의 주인공이 출연해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했다. '말아톤' '나의 결혼 원정기' '맨발의 기봉이' 등 무려 10여 편이 영화화돼 영화계에 '소재 젖줄' 노릇을 톡톡히 했다.
#2. 총 1천227개의 아이템이 다뤄졌다. 기동성 있는 취재와 현실감 넘치는 소재 덕분에 6㎜ 다큐멘터리와 1인 미디어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알려지지 않은 감동적인 사연과 세상살이에 바쁜 서민의 뒷모습을 담아 온 KBS 2TV '인간극장'(월~금요일 오후 8시55분)과 'VJ 특공대'(금요일 오후 9시55분) 이야기다.
조기 종영이 판치는 방송가에서 시청률과 화제성 등에서 꿋꿋하게 제 목소리를 내며 장수하고 있는 두 프로그램이 이달 초 나란히 방송 6주년을 맞아 화제다.
◇TV 속의 리얼리티 드라마 '인간극장'
'인간극장'은 2000년 5월1일 처형을 살해하고 무기수로 복역하다가 16년 만에 휴가 나온 한 모범수의 이야기를 담은 '어느 특별한 휴가'로 첫 전파를 탔다.
2TV 오전 8시25분에 처음 편성된 '인간극장'은 초반에는 시청률이 4% 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붕어빵처럼 50분짜리 다큐멘터리만 찍어내던 당시 방송 현실에서 2~10부를 넘나들며 '인간'에 주목한 이 프로그램은 금방 돋보이기 시작했다.
방송 3개월 만에 저녁 시간대로 전진 배치된 후 평일 오후 8시55분에 방송되는 지금까지 줄곧 주요 시간대를 떠나지 않았다. 현재 KBS1과 MBC에서 메인뉴스가 방송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청률은 10%대 초중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극장'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초창기부터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김용두 PD는 "주인공이 매번 바뀌니 시청자는 이야기를 항상 새롭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제가 된 작품도 숱하게 많았다. 103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59세의 딸의 삶을 담은 '세월이 가면', 섬에서 선생님과 둘이 공부를 하는 소년의 성장기를 전한 '섬 소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의 소녀 이야기 '산골 소녀 영자'편 등이 주목 받았다.
특히 트랜스젠더 하리수도 2001년 6월 '그 여자, 하리수'편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제작진은 "시청률이 15%를 넘지 않으면 인사조치를 감수하겠다"며 방송을 강행했다.
방송 때문에 새로운 인생이 열린 사람도 있다. 페루인 남편과 한국인 부인 여종숙 씨는 방송 후 페루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손자를 따라 대학에 다니던 치매 걸린 '분순할매'는 명예졸업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김용두 PD는 "미화되더라도 부작용이 없고, 반전과 갈등 등 극적 요소가 있는 이야기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도 단순히 불행을 상품화하지는 않을 생각이며,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송가의 게릴라 'VJ특공대'
'VJ특공대'는 '다큐멘터리의 대중화'를 표방하며 2000년 5월5일 첫 방송했다. 서민적이면서 일반인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 기동성, 밀착 취재, 맛깔나는 내레이션 등을 가미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최종을 KBS 외주제작팀장은 "비디오로 뉴스의 이면을 다뤄 대안적 저널리즘을 찾자는 의도로 기획됐다"며 "기존 뉴스가 정치, 경제, 사회 등에서 비슷한 그림을 전할 때 우리는 이와 차별화되는 영상을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작기법에 생동감을 줬다. 흔들리는 카메라로 영상을 찍었고, 편집 호흡도 빨랐다.
이에 대한 시청자의 호응은 남달랐다. 첫 회 13.5%(이하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2004년 2월에는 29.2%의 자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은 18~19%.
'VJ특공대'는 그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화제의 아이템을 발굴했다. '떼돈을 번다. 때밀이의 세계' '마담뚜의 세계' '한국판 베벌리 힐스, 도곡동 초고층 아파트 최초 공개' '최초 공개! 성 베네딕도 수도원' 등 금기시된 주제를 거침없이 다뤘다.
'카파라치 1년반, 끝나지 않은 도로 위의 전쟁' '16대 대선 레이스, 열흘간의 기록' '세태 보고, 성형중독증' 등 시사성 있는 현장도 카메라에 담았고, '서비스 하이웨이, 일본 휴게소 열전', '안마천하 중국' 등 VJ의 활동무대는 해외로도 뻗어갔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때는 무려 12명의 VJ를 투입, 15개 남짓한 아이템으로 전국의 월드컵 열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현재 'VJ특공대'는 3개 외주제작사에서 만들고 있다. 한때 아마추어 VJ에게 프로그램 제작의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 유지 등의 이유로 백지화되기도 했다. 대신 현재 KBS 2TV 'VJ클럽'이 이 같은 형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최 팀장은 "'VJ특공대'는 첫 방송의 포맷과 기획의도가 6년간 계속되고 있는 보기 드문 프로그램"이라면서 "시의성 이면에 담긴 인간적인 스토리를 찾으려고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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