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위에 이글거리나... 찬란한 선조의 문화 속에 고요히 기다려온 우리 민족 앞에,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요즈음 이 노래구절이 자꾸 떠올려진다. 우리 역사 속에 장보고, 이순신, 안용복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이가 우리의 바다, 동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던가. 그러한 동해가 독도 부근 수역에 대한 해양자원을 두고 일본과의 보이지 않는 바다전쟁으로 일렁이고 있다. 이는 독도와 동해에 무관심했던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일본 자치단체는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추면서 주도면밀하게 독도와 동해에 대한 침탈정책을 준비해 왔다. 특히 '영토문제는 중앙정부의 몫이므로 자치단체 차원의 교류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궤변으로 권모술수를 부리며 한통속이 되어 치고 빠지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99년, 필자가 경상북도와 단교를 한 일본 시마네현에 갔을 때 수산고등학생들의 실습용 배가 정박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우리는 해양대학교에서도 자체 실습용 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배 타는 것을 천한 직업으로 여겨 해양수산고가 사라지는 추세다. 특히, 대구·경북 50여개 대학에 해양수산 관련학과가 전무, 전문인력 양성도 힘든 마당에 과연 우리가 우리의 동해를 지켜낼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동해를 접하고 있는 일본의 토야마(富山)현에는 지사 정책실 산하에 '일본해 정책과'를 두고 일본해박물관(日本海博物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일본해 심포지엄, 일본해 강좌개설 등을 통한 일본해학 정립을 위해 많은 예산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본해'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알리기 위해 국제업무도 병행하는 치밀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일본은 왜 그토록 동해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무궁무진한 해양자원의 미래가치 때문이라고 본다. 해양심층수 산업을 예로 들어보면 간단하다. 몇 년 전 미국 하와이에 있는 심층수단지에 갔을 때 거기에 투자한 기업의 대부분이 일본기업이었고, 호주의 서부 퍼스(Perth)에도 바다에 인접한 땅을 일본인이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이와 반대로 우리는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정치인이 주먹을 불끈 쥐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며 떠났는가. 우리는 더 이상 독도와 동해를 이벤트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독도 지키기 종합대책으로 이미 발표되었던 울릉도 · 독도의 해양과학연구기지 건설과 동해안 해양과학체험박물관 사업 등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동해를 둘러싸고 있는 일본의 자치단체처럼 동해안의 전략적 가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장기발전을 전담할 『동해안 정책과』신설을 경상북도에 제안해 본다. 또한 상설은 아니더라도 방학 때 동해안 해양생태계의 중요성과 국토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칭 『안용복 해양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어떨까.
동해는 우리 경북의 미래다. 경상북도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사이에 있는 내륙 농업도시로써의 농도(農道) 이미지를 벗어나 도전과 진취정신으로 해양지향적인 '해도(海道) 경북'을 재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경북의 미래인 동해를 단순한 수산물 생산 공간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앞으로 경북을 먹여 살릴 희망의 공간임을 주지하고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때 '동해안 시대의 주역 경북', '해양 경북'의 시대가 앞당겨지리라 본다.
동해안, 우리가 간직하고 개발함이 옳지 않겠나!
김남일 (경북도 혁신분권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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