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한국을 찾은 베트남의 J(35·여) 씨. 구미, 대구 등지를 전전하다 올 3월 경산 진량읍 시문리 자동차 부품공장인 D금속에 취직했다. 월급여는 100여만 원. 이 곳에서 역시 베트남 국적의 동거남(38)을 만나 기숙사에서 둘이 생활했으나 지난달 동거남이 손가락 절단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J 씨는 혼자 기거해 왔다.
힘들게 코리안 드림을 이뤄가던 J 씨는 3일 새벽 손목이 철사줄로 묶인 채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수사결과 J 씨는 전날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즐거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경찰서에서 만난 J 씨의 동거남은 "일을 착실하게 하며 베트남에 있는 부모에게 매달 생활비를 꼬박꼬박 보내준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사고를 당했다. 꼭 범인을 잡아달라."며 경찰에 호소했다.
경찰은 이 회사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그만 둔 베트남 국적의 H(40) 씨 등 2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이들은 사고 전날인 2일 밤 9시 쯤 회사를 찾아와 밀린 임금 지불을 요구하며 회사 관계자들과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장기불법체류자로 경찰은 이들이 금품을 털기위해 혼자 있던 J 씨를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기숙사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체류자들의 문제점은 또 다른 J 씨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D금속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체류여서 이름과 연락처 등을 물으면 회사를 곧 바로 떠나기 때문에 인적사항도 파악하지 않고 고용하는게 관행"이라며 "일을 하다가 싫으면 아무런 말도 없이 다른 곳으로 간다."고 말했다.
현재 진량공단내에는 200여 명의 베트남 국적 근로자들이 취업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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