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던 현대중공업이 1단계 3만평 블록 공장 조성 이후 6개월이 지나도록 2단계 투자 등 향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아 그 배경에 의혹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포항 투자를 결정한 현대중공업은 영일만신항 배후지역인 흥해읍 용한리 일대 3만평 부지조성에 들어가 지난해 11월 24일 준공식을 가졌다. 당시 현대중공업의 민계식 부회장은 이의근 경북도지사, 정장식 전 포항시장 등과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18만여평 규모의 2단계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측은 울산 항만 일대에 조선 산업에 필요한 블록 공장 부지가 부족해 포항으로 눈을 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울산지역 시민단체들이 반기를 들었고 급기야 울산시가 SK부지 10여만평을 현대중공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중재해 부지난이 어느 정도 해결되자 이후부터 현대중공업의 포항투자가 주춤해 진 것.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추진키로 했던 2단계 실시협약 체결 등 관련 업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포항투자를 앞세워 울산에서 막대한 실리를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이는 3일 윤용섭 포항시장 권한대행과 공원식 포항시의장, 최영우 포항상의 회장, 이대공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 등 포항지역 기관장 20명이 울산의 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 약속한 포항 투자를 거듭 촉구하는 사태로 까지 번졌다.
윤 시장권한대행 등은 이날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과 최길순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만나 "후속조치가 미흡해 답답하다."며 "2단계 기본협약을 체결만 한 후 실시협약이 진행되지 않아 기대에 부풀었던 포항시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포항 분위기를 전달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측은 "환율하락 등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포항 문제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항시는 1단계 사업 당시 현대중공업 포항공장 인근 도로개설 87억 원, 공장 부지 일부 매입 30억 원 등 120여억 원을 투자했다.
포항.최윤채,박정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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