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서 100살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권옥화(70.여.안동시 와룡면)씨가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국민포장을 받는다.
권씨는 열 아홉살때 이웃 마을로 시집 가 2남 5녀의 알토란같은 자식들을 키우고 시부모를 모시면서도 논일과 밭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그러던 중 1984년 사랑하는 남편이 경운기 사고로 세상을 뜬 뒤 48세의 아줌마로서 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 했다.
어느덧 환갑을 넘기고 자식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워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좀 편하게 지내나 싶었지만 건강하게 지내시던 시어머니가 3년 전부터 갑자기 기력을 찾지 못해 자리보전하면서 기약없는 시어머니 봉양에 들어갔다.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느라 하루에도 7~8번 빨래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낮과 밤이 바뀐 시어머니의 말벗도 돼 줘야 한다.
그러면서도 행여 시어머니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얼굴 표정 하나에도 각별한 신경을 쓴다.
권씨는 시어머니 봉양 뿐 아니라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도 마음을 아끼지 않아 6.25 당시 인민군 포로로 잡혀 왔다 전향해 떠돌이 생활을 하던 이웃 사람을 가족처럼 돌보고 장례까지 치러주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동네 어르신댁을 수시로 방문해 말동무가 돼주고 김장을 담가주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누워 계시게 된 후로는 좀처럼 집 밖을 나설 수가 없다.
가끔 서울에 사는 자식들 집에 가고도 싶지만 시어머니를 돌봐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내 단념하고 만다.
생일도 시어머니와 같아서 지금껏 생일상 한 번 변변하게 대접받지 못했지만 조금도 아쉽지 않다고.
몸져누운 100살의 시어머니를 봉양하면서 "며느리 걱정 마시고 그저 오래오래 살아만 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라고 말하는 70살 며느리에게는 어버이날이 따로 없는 듯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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