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포항'구미 등지에서 실시된 경상북도 지방 공무원 임용시험은 1천여 명 선발에 4만여 명이 몰려 평균 4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7급 행정직은 2명 모집에 923명이 지원, 462대 1로 수치상으론 경상북도 공무원 임용시험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시도 지난 3월 실시된 9급 임용시험에서 선발 인원 233명에 1만7천여 명이 지원, 73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나타냈다.
○…공무원의 인기가 높다는 정도를 넘어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대학생이 선호하는 직업 1위가 공무원이다. 배우자의 희망 직업도 공무원이 1위다. 최근 한 취업업체에서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2.4%가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들이 공무원을 지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된 직업이기 때문(58.7%)이다. 철밥통이라는 사실을 믿는 결과다.
○…공무원의 정년은 6급까지 57세, 5급 이상은 60세다. 오륙도에서 사오정, 삼팔선에 이어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까지 등장한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고용불안 상황을 반영한 결과다. 현실적으로 공무원은 젊은이들이 택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직종도 다양하다. 정년이 법적으로 보장되고 다양한 복리후생에다 은퇴 후 노후 보장에 모자람이 없는 공무원 연금이 있다.
○…때문에 아예 학교를 중퇴하거나 휴학하고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는 학생도 많고, 기존 직장인도 3명 중 1명이 공무원이 되고 싶어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제대로 된 직장이 공무원말고는 없다는 역설적 표현이자, 안정적이고 편하게 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연히 사회 역동성과 국가 경쟁력에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공무원을 끌어안고 있는 정부 실정의 결과다.
○…호황으로 돌아선 일본에선 공무원 지원자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올해 1종 공무원 응시자는 2만6천여 명으로 현행 채용제도가 도입된 1985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전체 9급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84대 1로 외환위기에 허덕이던 1998년의 80대 1보다도 높았다. 정부의 치열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대학생 공무원 지망생 비율에서 대구'경북이 전북(45.8%), 제주도(45.5%)를 제치고 1위(45.9%)를 차지한 데 대한 현실 인식도 필요하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 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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