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리, 부축빼기, 껌치기, 잠전들기, 봉투치기…'
최근 범죄가 지능화하고 그 유형도 다양해지면서 범죄 유형을 일컫는 은어(隱語) 도 크게 늘고 있다.
범죄 관련 은어는 범인이 사용하거나 경찰이 신종 수법을 면밀히 분석해 범인검거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 현금인출기 뒤에서 서성거리다 앞 사람의 비밀번호를 확인한 뒤 신용카드를 훔쳐 현금을 빼내는 범죄가 속출하면서 '엿보기'란 범죄은어가 새로 생겼다.
예전부터 존재했던 부축빼기와 날치기, 들치기, 퍽치기, 오토바이치기, 차치기등은 모두 강·절도 유형. '부축빼기'는 취객을 도와주는 척 하면서 금품을 슬쩍 훔치는 것을 일컫는다. 취객이 비틀거리는 모습이 아리랑춤을 추는 것 같다고 해서 예전엔 '아리랑치기'로 불렸지만 전통가요를 범죄에 붙여선 안된다는 지적에 따라 용어가 바뀐 것.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핸드백을 낚아채는 '날치기', 진열된 물건을 들고 가는 ' 들치기', 행인을 뒤따라가 폭행하고 지갑을 빼앗는 '퍽치기'는 일반인에게도 유명한 범죄은어다.
물건을 훔치다 발각되면 강도로 변하는 '돌변치기', 행인을 따라가 앞에서 가로막고 범행하는 '가로치기'도 있다.
최근엔 취객에게 비비탄을 쏜 후 의식이 없음을 확인하고 금품을 훔치는 신종수법이 적발됐다. 일명 '비비탄치기'. 집주인이 문을 열 때 따라 들어가는 '따라들기', 주인이 잠들기 전 침입하는 간큰 수법인 '잠전들기', 잠든 후 들어가는 '잠타들기', 신분을 속여 문을 열게 하는 것은 '속여들기'다. 소매치기 은어도 많다. 핸드백 단추나 지퍼를 여는 '빽따기', 면도칼로 핸드백을 째는 '빽째기', 안주머니를 면도칼로 째는 '안창따기'. '올려치기' 또는 '학교치기'는 버스에 타는 승객을 막아선 채 운전사에게 길을물어보는 틈을 이용해 공범이 뒤에서 금품을 훔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머리에 껌을 붙이거나 옷에 커피를 쏟아 주위를 산만하게 한 뒤 소지품을 빼내는 '껌치기', 예식장이나 장례식장에서 2∼3명이 한 조가 돼 친인척을가장해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훔치는 것은 '봉투치기'. 성인오락실 게임기에 고무줄을 매단 지폐를 넣었다 뺐다 하는 수법으로 경품을챙기는 것은 '낚시질'이다.
최근 세인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발바리'는 남의 집을 제 집처럼 누비면서도꼬리가 잡히지 않는 연쇄 성폭행범을 이르는 말로, 피해자의 아픔을 간과하고 범행을 희화화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관련 은어에는 범행 수법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한 번 알아두면 피해를 막는 데도 어느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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