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지키는 야구' 아성 무너지나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2년간 다져온 '지키는 야구'의 아성을 올해는 다른 팀에 내주게 생겼다.

8일 현재 삼성의 팀 방어율은 3.30으로 SK(2.65) KIA(3.08) 현대(3.18) 한화(3.19)에 이은 5위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진이 부진해 4월22일 문학 SK전에서야 임동규가 첫 선발승을 올렸을 정도였다.

하지만 선 감독의 마음을 더욱 어지럽게 하는 것은 불펜진의 난조에 있다.

삼성은 선동열(43)씨가 수석코치로 부임한 지난 2004년과 감독이 된 2005년, 마운드의 우위를 앞세워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지키는 야구'로 팀 색깔을 완전히 바꾸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선 감독은 "결국 포스트시즌에 가면 마운드가 좋은 팀이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선발진보다는 중간 계투에 무게를 둬 왔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불펜진이 제 구실을 못해주면서 정규 시즌 운영에 힘이 부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은 9일 우완 안지만과 박석진을 2군으로 내리고 김덕윤과 채형직을 불러 올렸다.

안지만과 박석진은 7일 현대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 나란히 등판했으나 각각 3실점, 1실점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선 감독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선 감독은 시즌 초반 "안지만은 부상 때문에 스프링캠프 때 한 달 가량 거의 훈련을 못했고 박석진도 허리 통증이 있어 부진하다"고 진단했는데 예상외로 이들의 슬럼프가 오래 지속돼 계투진 운용이 쉽지 않다.

우완 정통파인 안지만은 지난해 8승3패, 14홀드를 올리며 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의 한 축을 담당했다. 사이드암 박석진도 8승 1세이브, 15홀드로 중간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올해 안지만은 7게임에서 평균 자책 9.00(1패)으로 저조했으며 박석진도 6게임에서 1승을 거뒀으나 평균자책 4.91로 믿음직한 모습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들이 부진하면 새 얼굴이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특출난 신인이 없다.

2004년에는 윤성환. 권오준이, 지난해에는 오승환과 안지만이 혜성과 같이 나타나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올해 신인인 김효남과 차우찬에게 돌파구 구실을 기대하기는 아직까지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권오준(3승 7홀드)과 오승환(11세이브)이 제 몫을 다해 주고 있는 게 다행스럽지만 원군의 도움 없이 이들 둘 만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날 수는 없는 법이다.

'괴물신인' 유현진과 문동환 등 완투형 투수를 2명이나 보유한 한화는 최영필, 구대성 등 30대 베테랑 불펜진이 탄탄함을 과시하고 있고 SK역시 위재영, 이영욱, 조형식,조웅천, 조웅천 등 수준급 우완투수들이 뒤를 받쳐 마운드 높이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

마운드에 특별한 보강이 없었을 뿐더러 계투진에 대한 상대팀의 분석도 끝나면서 삼성의 '지키는 야구'는 분명 위기를 맞았다.

2군으로 내려간 안지만과 박석진의 회복 시기에 따라 올 시즌 삼성의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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