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경제 기상도가 흐려지고 있다. 인구 증가가 멈춰선지 오래이고, 몇해전 52여만 명을 웃돌았던 인구는 현재 51만여 명 수준으로 줄었고, 머잖아 50만명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포항과 경쟁하는 구미시 인구가 매년 1만여 명 이상 불어나는 것이 포항시민들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다.
최근 들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곳곳에 터져 나와 비관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현대중공업이 포항에 짓기로 한 18만 평 규모의 2차 블록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 답변을 꺼리고 있다. 이미 물건너 갔다는 이야기가 대세다. 철강 일변도인 포항에 조선업을 기대했던 포항시민들로서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 포스코는 신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마그네슘 강판 공장 후보지를 전남 순천으로 결정, 다음달 최종발표를 앞두고 있다. 포항은 이 사업을 놓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천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더욱이 마그네슘 강판은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것이어서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 최근 한국은행의 조직과 인력운용 등의 방만한 경영을 지적하면서 포항본부 폐쇄를 요구한 것도 씁쓸하다. 포항본부 폐쇄건은 1998년 불거졌다가 그동안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이번에 또다시 불거져 석연치 않다.
게다가 포스코의 1/4분기 흑자규모가 지난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는가 하면 포항 경제권의 한 축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충남 당진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지역업계에 떠돌고 있다. 투자가 위축됨은 당연한 일로, 실제로 상당수 업체들이 포항4공단 부지를 물색하다가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포항시는 2010년 인구를 80만 명으로 잡고 도시계획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50만 명 시대를 걱정해야 하는 등 희망보다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답답해하고 있지만 포항시청이나 상의, 업계는 별다른 소리가 없다. 한쪽은 선거판에 휩쓸려 있고, 다른 한쪽은 무슨 이야길 했다가 괜히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까하며 모른 척 하고 있을뿐이다.
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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