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 후보] 광역 달서6 정무진 씨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구시의원 달서구 제6선거구에 출마하는 정무진(53) 후보는 인혁당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그 후유증으로 사망한 정만진 씨의 친동생이다. 30년간 받아온 '간첩' 누명을 이번 선거 승리를 계기로 말끔히 씻어내려 하고 있다.

정 후보는 스스로를 배움은 짧지만 마음은 넉넉하다고 평한다. 그의 학력은 청구고 중퇴. 인혁당 사건을 계기로 집안이 풍비박산난 때문이다.

당시 집 앞에는 경찰 초소가 세워져 감시를 받았다. 가족 중 유일하게 고정 수입이 있던 큰 누나는 다니던 직장에서 쫒겨났다. 모친은 자식의 비보를 듣고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친척들 왕래도 끊겨버렸다.

"집에서 농사를 지어서 그나마 죽이라도 먹을 수 있었지요. 사회생활은 물론이고 다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굶어 죽을 뻔했습니다." 정 후보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그래도 형님은 원망의 대상이 아니다. 민주화를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 했고 그 역할을 기꺼이 맡은 형이 자랑스럽다. 스스로를 '정만진의 민주화 제자'라고 부르는 열린우리당 이재용 대구시장 후보도 형님 덕에 알게 됐다. 최근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와 의형제를 맺은 것 역시 형님이 연결고리다.

십여 년 전 통장을 하면서 현실정치를 시작했다. 지금도 사는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비참했던 청년기를 생각하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었다. 정 후보는 "광역의원 출마를 계기로 더 큰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약은 소박하다. 송현동 예비군 훈련장에 주민 건강 위주의 현대식 시설 유치, 본동 학산공원과 앞산 매자골·치응골의 환경지킴이 역할, 본리동 회타운의 명물거리 지정 등으로 굵직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공약 원칙도 '약속은 적게, 실천은 크게'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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