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철쭉은 이번 주말이 절정이다. 지난해 4월말 성급한 마음에 황매산을 찾았다가 꽃잎만 내민 철쭉을 보고 돌아온 아쉬움이 있던 터라 올해는 1주일을 늦춰 황매산을 찾았다. 어린이 날인 5일, 황매산을 올랐다가 다시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왔다. 철쭉은 꽃봉오리만 내밀고 있었다. 하지만 제법 꽃망울이 제색깔을 내고 있었다. 산 능선 전체가 불그스레 물들기 시작했다. 황매산의 철쭉은 지난해보다 정확히 1주일이 늦었다. 이번 주말이라야 온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이며 온통 난리굿판을 벌이듯 철쭉의 향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철쭉군락지를 찾는 길은 크게 두 가지. 먼저 차를 타고 목장까지 올라가 10여분 만에 쉽게 오르는 길이 있다. 하지만 권하고 싶지 않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먼지를 뒤덮어 씌우면서까지 철쭉을 봐서 어쩌겠는가.
이왕이면 모산재의 암릉의 스릴과 철쭉의 향연을 동시에 맛보는 게 좋다. 모산재를 오르는 길은 예사롭지 않은 바윗길이다. 팽팽한 긴장의 연속. 하지만 오른쪽으로 암벽을 내내 끼고 오르는 길이라 경치 하나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않는다. 위험한 산길을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 모산재에서 황매산 철쭉군락지로 가는 25분 산길은 험하지 않은 반면 바윗길을 오르던 긴장은 유지된다. 이 긴장감이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철쭉이다.
모산재에서 오르다보면 황매산의 철쭉군락지는 예고도 없이 한순간 나타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붉은 세상. 산 능선 전체가 붉은 바다다. 키보다 높은 철쭉 터널을 지나다보면 왈칵 울음이라도 쏟아질 만하다. 모산재를 오르느라 단단히 긴장했던 터라 그나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손쉽게 차를 타고 오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황매산 철쭉산행 추천코스=모산재식당 앞 주차장-황포돗대바위-철계단-무지개터-모산재-철쭉군락지-모산재-순결바위-국사당-영암사지-모산재식당. 모산재에서 철쭉군락지까지는 25분. 전체적으로는 쉬엄쉬엄 4시간 거리. 모산재를 오르는 이 구간은 암릉산행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굳이 철쭉이 없더라도 모산재까지의 산행만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곳이다. 바위를 타는 구간을 포함해 길이 가파르고 미끄러워 내려오는 길로는 적당하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면 모산재 주차장 가기 전 덕만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덕만주차장-사방댐-닭벼슬바위를 거쳐 1시간이면 철쭉군락지에 닿는다. 위험한 구간은 아니지만 이 코스 역시 미끄러워 하산길로는 적당하지 않다. 하산은 목장을 오르는 차도로 정하면 편하다.
글.사진 박운석기자
■찾아가는 길=출발점은 합천댐 쪽. 댐에서 2㎞ 정도 가면 대병이다. 왼쪽으로 황매산군립공원 표지판이 있다. 이곳서 7㎞. 덕만 주차장을 지나 바람흔적미술관이 있는 쪽으로 더 들어가면 모산재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표지판을 따르면 된다. 영암사지 직전에 왼쪽 산길을 오르면 황포돗대바위 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합천에선 뭘 먹을까=철쭉 산행 뒤풀이로는 황매산 등산 초입의 식당이나 회양관광지내 식당의 토종흑돼지가 괜찮다. 송씨집안의 전통주인 '고가송주'를 맛볼 수 있는 고가송주식당(055-933-7225)도 추천할 만한 곳. 고가송주는 솔잎과 쑥을 재료로 해 향기가 독특하다. 이 집에서 직접 만드는 두부와 묵채도 별미.
황매산입구인 대병으로 되돌아나와 삼거리서 합천댐 쪽으로 우회전 하지말고 거창.봉산 쪽으로 직진한다. 대병에서 봉산대교까지 25㎞의 길은 합천호를 끼고 도는 길로 드라이브코스로도 괜찮다. 산행의 피로를 잊기에도 그만. 봉산대교 10㎞ 전에 삼거리서 우회전해야 한다. 봉산대교를 건너 우회전해 고령까지 국도를 이용하고 고령에서 88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대병에서 회양관광지는 금방이고 조금 더 가면 왼쪽에 고가송주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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