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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 소리 들으며 자연 상상"…시각장애인 등반대회 열려

9일 문경새재에서는 색다른 등반대회가 열렸다. 제3회 경북시각장애인 등반대회로 참가한 안동·문경·상주·영천 등 13개 시·군의 시각장애인 200여 명과 도우미 200여 명이 함께 했다.

이날 문경새재 1~2관문 3km 구간을 2시간 만에 왕복한 장애인들은 도우미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표정을 잃지 않았다.

9세때 홍역을 앓은 후 시각장애인이 돼 40년 만에 첫 산행을 한 김춘란(70·안동시 도산면) 씨는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바람과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자연을 상상한다."면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감격해 했다.

KBS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세트장 시설물을 일일히 만지며, 도우미들의 설명에 집중했으며 조령원터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 문경새재 공연장에서 노래와 춤 솜씨를 뽐내는 장기자랑대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날 의성의 '휠체어를 사랑하는 모임'과 안동의 '휠체어 탁구팀(들마루)' 회원 25명도 함께 산행을 즐겼다.

행사를 마련한 경북장애인종합복지관 권양자(62) 관장은 "매년 참가자가 100명 씩 늘 정도로 장애인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후원해준 독지가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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