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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동 493번지-이동진 사진전…15일까지 대백프라자

'대현동 493번지'. 대구 북구에 위치한, 아니 위치했던 대표적인 달동네인 이곳은 칠성시장과 신천, 경북대와 인접해 있었다. 사진가이자 대구시 공무원인 이동진(47) 씨는 2001년부터 이곳의 기억을 카메라로 담아왔다.

15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 B관(053-420-8015)에서 열리는 '대현동 493번지-이동진 사진전'은 다닥다닥 붙은 옛날 집들, 그 사이로 구불구불 좁다랗게 이어진 정겨운 골목길 등을 담고 있다. 도시화와 재개발 속에 점점 우리의 기억 언저리로 점점 밀려나고 있는 모습들이다. 가진 것 없어도, 부족한 공간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던 이곳도 이 씨가 남긴 기록 속에서만 존재하게 됐다. 재개발 사업으로 우뚝 선 고층 아파트에 곧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빨랫줄도 없이 나뭇가지에 매달리 빨래며, 골목길을 차지한 개구장이들, 장식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주택, 재개발 정책과 함께 시작된 이사 행렬과 철거, 그리고 건설 현장…. 대현동 493번지가 다섯 해를 지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 변화와 함께 바뀌어가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잡아낸 작품들이다.

도로를 지나며 아파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깔끔하다'는 생각이 남겠지만, 전시 작품을 한 번이라도 찾아본 사람들의 뇌리에는 '대현동 493번지'의 '낡고 불결해보이지만 그리움이 담긴 풍경'이 남을 것이다.

6년 간의 작업 끝에 "사라져 가는 것은 아쉽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이 씨의 작품 3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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