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는 죽은 삶을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침저녁 거울을 볼 때마다 제법 나이가 많이 들었음을 실감하곤 하지만 그래도 아직 난 많은 꿈을 꾸고 있다. 내가 가졌던 꿈들이 이루어진 것도 있고 또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있다. 때때로 이루지 못한 꿈은 스스로 없던 것으로 해 꿈 포기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새로운 꿈 하나를 추가했다. 그것은 내가 일정 기간 다시 대학생이 되어 보는 꿈이다. 지금의 대학생이 어떤 것에 관심 있고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지 좀 더 실제적으로 알고 싶다. 학생들과 함께 과제도 하고 술도 마시며 피시방도 가면서 이들을 알고 싶다. 이를 통해 내 강의의 효과를 좀 더 증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강의시간에 점잖게 책상에 앉아 있을 때, 동아리 방에서 농담하면서 담소하고 있을 때, 과제 때문에 이리저리 고민하고 있을 때, 혹은 이성 친구와 데이트하고 있을 때 이들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들어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학생들과 만나 얘기하다 보면 나와 생각이 달라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면서 논쟁을 할 때가 가끔씩 있다. 물론 그러한 차이나 논쟁을 세대차라고 생각하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그만이겠으나, 그래도 학생들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지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나는 강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도 중요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학생들과의 적절한 의사소통임을 느끼고 있다. 의사소통은 교수와 학생간의 상호이해에서 출발한다. 교수가 강의시간마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지금 어느 정도 몸이 피곤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현재 학생들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무엇인지, 이들이 어떤 문제 때문에 고민하거나 재미있어 하는지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강의실에서 교수가 단순한 교육내용의 전달자로, 학생은 수동적인 수요자로 존재할 때 아마도 그 강의 효과는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연구교수제 같은 것을 이용해 1년 정도 대학에 다시 들어가 대학생이 되고 싶다. 피교육자로 돌아가 학생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실제 경험을 통해 알고 싶다. 그래서 더 젊은 마음으로 강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성장환(대구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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