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면초가 팔레스타인, 자금난 이어 연료난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서방의 원조 중단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연료난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처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유일하게 연료를 공급해온 이스라엘 업체 도르는 10일 팔레스타인 측의 미납 대금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12시간 안에 연료공급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무자히드 살라메 팔레스타인 석유 담당관은 11일부터 휘발유 공급이 끊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그럴 경우 인도주의적 위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현재 미국 및 유럽 외교관들과 접촉하며 연료 공급을 재개토록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르사는 1990년대 중반 잠정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래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일하게 휘발유를 공급해왔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도르사에 현재 260만 달러의 대금을 체불하고 있다.

재정난에 설상가상으로 연료난까지 겹침에 따라 팔레스타인의 인도적 위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료공급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주유소 앞에는 기름을 사려는 차들이 장사진을 만든 채 북새통을 이뤘다. 요르단강 서안의 주유소들은 이미 소량 판매에 돌입, 운전자들이 살 수 있는 기름을 최대 100셰켈(미화 23달러)어치로 제한했으며 일부 주유소는 휴업에 들어갔다.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병원들은 의료장비와 의약품 부족으로 환자를 돌보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시파병원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보안상의 이유로 국경을 자주 폐쇄하는 바람에(의료장비와 의약품)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재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에 한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신 징수해온 세금을 넘겨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난 1월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신 징수해온 세금 약 550만 달러를 넘겨주지 않고 있다.

한편 하마스의 강경파 정치 지도자인 칼레드 메샬은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에게 이스라엘과의 전투를 위해 무기와 병력, 자금을 보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는 아랍권은 물론 우리를 지지하길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기와 자금과 사람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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