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13일 미국이 빠진 핵협상을 이란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만큼 미국이 이란과 직접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니 미 국무부는 이란과 북한핵의 성격이 다르다며 6자회담과 같은 접촉을 이란과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했다,.
유럽연합(EU)-라틴 아메리카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은 유럽국가들과 협상하더라도 결국 미국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협상에 모든 것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아난 총장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조한 뒤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미국 정부에도 협상 테이블에 나와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란과의 직접 대화는 거부한 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연합(EU) 국가들이 진행중인 이란과의 대화를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도 미국이 전적으로 개입해야만 이란의 안보 우려 뿐 아니라 지난 50년간 쌓인 불만거리들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러시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핵무기 보유국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라크의 경우 이란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바 있다"고 상기시킨 뒤 "이란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지역 안보 문제이며 이란으로서는 불안감이 있다"면서 이런 안보 우려는 정당한만큼 미국이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헨리 키신저,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전임 미국 국무장관들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최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보낸 서신과 관련, 미국 정부의 후속 대응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외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여전히 '직접 접촉'을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현재 이란의 문제는 이란과 외부 세계간의 문제이지 반드시 미국-이란간 문제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이란 핵과 북한 핵문제는 역사적 배경이나 상황이 전혀 다르다면서 미국이 이란과 6자회담 같은 방식으로도 대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건 이란이 그(북한)같은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말한 뒤, 이란이 진정으로 대화를 원한다면 채널은 여러 갈래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식통들은 지난 1월 이란이 민감한 핵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핵시설의 진공 펌프에서 농축 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지난 2004년 핵 활동 의혹이 드러나면서 시설내 물리연구소와 표토(表土)가 제거된 테헤란의 라비잔-시안 핵시설에서 IAEA 사찰단이 무기급 우라늄 입자들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IAEA 관계자는 "그것이 원자로에서 오염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것인지 잘 모른다"고 말하면서 만일 새로운 것이라면 이란이 그동안 HEU 생산 활동을 숨겼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과거에도 되풀이됐던 근거없는 주장들"이라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이란 언론이 보도했다.
한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유엔 안보리가 추진하는 대(對) 이란 결의안과 관련, "자동적으로 무력의 사용을 수반하는게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지켜질 수 있는 결의안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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