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최고, 가격은 최저, 휴대는 간편'. 한국 출판계에 던져진 새로운 화두, 포켓북의 현주소는?
커피 한 잔 값으로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한국 대표작가들의 엄선된 작품을 담은 일송포켓북 4차분이 출간되었다. 한수산의 '푸른 수첩', 문순태의 '징소리', 한승원의 '아버지와 아들', 김주영의 '즐거운 우리집', 조정래의 '유형의 땅'이 이번 작품이다.
침체된 문학을 살리고 신규 출판시장 창출과 새로운 독서환경을 전망하며 기획·출간된 포켓북에 아직은 독자들이 낯선 눈길을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엄선된 문학작품 100권 출간을 계획하고 있는 출판사의 고심도 크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려니 제작비를 줄여야 하고 자연히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포켓북의 성공 여부는 단지 한 출판사의 문제를 넘어 새로운 출판시장과 한국문학의 방향성과도 연관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당분간은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포켓북은 출간될 예정이다. 대표작을 기꺼이 내놓았던 작가들도 "보다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다면, 가격이 더 낮아져도 상관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머잖아 포켓북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포켓북의 가능성은 우선 가격이 저렴해 e북과의 경쟁이 가능하며, 작고 가벼워 주머니와 작은 핸드백 속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성과 휴대성에서의 경쟁력이다.
그리고 내용 면에서는 최고의 작가와 수준높은 작품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외국처럼 하드커버 시장과 포켓북 시장이 적절하게 분화되어 있지 못한 점은 우리 출판시장 전체가 넘어야 할 숙제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종이의 질을 낮출 수 밖에 없는데 독자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작가 조정래는 "여러 선진 문화국에서는 포켓북이 독서시장의 한줄기를 당당하게 차지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며 "현대인들의 생리에 부합하는 포켓북의 장점들이 되살아나 많은 독자들과 호흡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휴대폰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유목민 시대에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판형의 포켓북이 던진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얼마나 큰 파문으로 다가설지 기대된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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