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 혼자서 집짓기 '4년 걸렸어요'

장애아 등 10명의 자녀를 혼자 손으로 키우고 있는 한 40대 호주 여성이 4년여에 걸쳐 자신들의 살 집을 직접 지어내 주위의 찬탄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사우스 웨일스주에 사는 올해 42세의 신디 미셸이라는 여성으로 망치와 톱을 손에 들고 자신들이 살 집을 직접 짓기 시작한 지 4년여 만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14일 소개했다.

헤럴드는 11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살 수 있는 집을 장만할 경제적 여력이 자신에게 없다는 사실을 안 미셸이 기술학교 통신과정에 등록해 목수 일을 배우며 자신의 집을 설계하고 건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퀸즐랜드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쿨란가타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빌람빌에 있는 2 헥타르의 땅에 지어진 이 집은 침실 8개짜리 반 2층 목조주택으로 이제 마무리 손질만 남겨 놓고 있다.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공부를 그만두었던 미셸은 집을 직접 지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현장경험이 있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기술학교를 찾아가 자신도 입학시켜달라고 학교 측을 설득하는 일로부터 모험을 시작했다.

불과 17세 때 첫 아이를 낳기 시작해 그 동안 모두 10명의 자녀를 낳아 기르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중년의 여성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으나 학교 측도 떼를 쓰다시피 사정하는 미셸에게 결국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미셸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미셸은 "나는 주택건설과정에 들어가 우리 아이들과 함께 살 집을 짓는 법이나 배웠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며 "공부를 시작해 1단계 과정을 마치자 측량이라든가 설계 등 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생겨 우리 집을 짓는 일에 착수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드니에 살다가 집값이 뛰는 것을 보고 자신들에게는 희망이 없겠다 싶어 빌람빌로 이주한 미셸은 시골에 터를 잡자마자 사두었던 2 헥타르의 땅에 드디어 가슴속에 품어 두었던 꿈을 풀어놓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셸은 그 같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대니얼(25), 리비(23), 마이클라(21), 크리스티(19), 조슈아(17), 티파니(14), 엠마(12), 케이틀린(10), 그리고 쌍둥이 막내 매디슨과 재커리(8) 등 자신의 자녀들이 큰 힘이 돼 주었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미셸은 6명의 어린 자녀들과 임시주거시설에서 살면서 그 주변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면서 전기, 상하수도, 지붕 공사만 기술자들에게 맡기고 그 외의 모든 일은 전부 자신의 손으로 해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책을 보며 공부하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등교 준비를 시켜 학교에 보내고 혼자 톱과 망치를 들고 건축 공사에 매달리다 밤이 되면 기술학교 주택건설 통신과정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숙제는 우편으로 보내고 시험이 있거나 측량 실습이 있는 날은 가까운 킹스클리프 캠퍼스나 헌터 밸리에 있는 쿠리쿠리로 달려가기도 했다.

미셸은 자녀들 가운데 4명이 학습장애로 알려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갖고 있어 이 아이들을 돌보며 공부를 하려다 보니 조금은 힘이 들었다면서 "공부를 하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소리를 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가장 안타까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러나 아이들이 내게 연장도 찾아다주고 집 외벽에 페인트도 칠하는 등 집 짓는 일을 열심히 도왔다"면서 "내가 아이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려고 하면 엠마가 달려와 '엄마, 공부해야지' 하면서 나를 밀어내고 자신이 부엌일을 맡아 동생들에게 저녁을 만들어 먹이기도 했다"며 대견해했다.

이 같은 자녀들의 도움 덕분에 '목수를 위한 응용수학' 등 지금까지 전 과목에서 평균 8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미셸은 이제 얼마 남지 않는 학교 공부를 뉴사우스 웨일스주 최고 성적으로 마친 뒤 건축 관련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푸른 꿈에 부풀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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