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습고민 해결사] 성적 스트레스 훌훌 털어버려라

문: 고1 재학생입니다. 우리가 대학갈 때는 내신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데, 열심히 공부한 것 같은데 첫 시험을 망쳐 너무 괴롭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면소재지에서 근무하시는 공무원이신데 시골로 전학을 오라고 하십니다. 중학교 때부터 대구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친구를 떠나 시골로 가기가 싫습니다. 시험 끝나고 나서 계속 책을 잡고 있지만 공부는 안 되고 자꾸 잡념만 떠오릅니다. 자퇴를 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정말 힘이 듭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방법이 있으면 좀 가르쳐 주십시오.

답: 중간고사가 끝난 시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심한 허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독자들 중에서도 여러 학생이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쓰며 시험 후유증이 주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통과의례'란 말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험과 학업은 전 세계 모든 학생들이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거쳐야 하는 성장과정입니다. 몰두하고 집중했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시험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툭 털어버리려고 노력하십시오. 일시적으로 힘이 든다고 자퇴나 원하지 않는 전학을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처법이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세계와 목전에 전개되는 현재의 세계가 조화와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A.까뮈는 부조리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부조리는 인간의 숙명이며, 모든 인간이 처한 실존적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날마다 부조리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단 하루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과 현실이 일치를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부조리한 현실보다는 그것을 극복하려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도피하려 해 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까뮈는 생의 부조리와 맞서서 용감하게 맞대결 하는 것만이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 반항하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남겼는데, 여기서 말하는 '반항'이란 부조리를 극복하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정서적인 면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식의 세계가 활기에 넘치고 알차기 위해서는 정서가 풍부하고 무의식의 세계가 건강해야 합니다. 계절의 여왕 오월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책상머리를 떠나 간단한 옷차림으로 산길이나 들길을 걸어보기 바랍니다. 아름드리 나무 밑이나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편안히 누워 오월의 꽃향기와 신록의 속삭임에 취해 보십시오.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은 우리의 눈을 피곤하게 하지 않고 두뇌의 혹사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연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찾기만 하면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위로와 영감을 의식 무의식 속으로 아낌없이 전달해 주어 우리의 정서를 풍부하게 해 줍니다. 자연의 품에 안기어 시험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치유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열두 번의 시험 중에 겨우 한 번을 쳤을 따름입니다. 다음에 잘 하면 한 번의 시험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단은 좀 휴식을 취한 후에 자신의 학습 및 생활습관을 차근차근 짚어보기 바랍니다. 야행성 생활로 인해 수업시간에 몰두하지 못한 경우가 잦지는 않았던가, 너무 긴장하거나 지나치게 성적을 의식하여 생활의 활력과 자신감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등을 돌이켜 보십시오. 자신이 꿈꾸며 확신하는 만큼만 성취할 수 있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낙관하는 마음을 가지면 반드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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