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here is…?" Bingo! 대구 파호초교 영어회화반

"Where is Germany?" "어디?" "월드컵 하는 나라 있잖아" "아~ 독일."

12일 오후 대구 달서구 파호초교 방과 후 학교 영어 회화반. 스무 명 남짓한 학생들은 세계 지도를 펴 놓고 원어민 강사와 나라 찾기에 한창이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는 미국인 강사 토니(Tony)와 한국인 강사 성지영 씨. 학생들은 학교 급식을 먹고 난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이곳에서 영어 수업을 듣고 있다. 주3일 수업에 월 4만 원. 사설 학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강료다.

영어 이름이 '대니'인 3학년 손준수 군은 "학교 밖에도 학원이 많지만 이 곳이 제일 재미있다."며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면 엄마, 아빠한테 자랑한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이날 학생들은 지도 읽기 외에 빙고(Bingo) 노래도 배웠다. 영어 단어가 그려진 그림판에서 선생님이 불러주는 단어를 지워가며 즐겁게 빙고 게임도 했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영어 노래도 배우고 영어 편지쓰기도 한다. '연필 케이스' '신발 케이스' 처럼 한글과 영어를 조합한 답이 나올 때면 교실 안에 폭소가 터지기도 한다.

성지영 강사는 "실제 외국인 선생님과 수업을 한다는 것에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한다."며 "요즘 초등학생들은 예전에 비해 어휘량도 많아졌고 배운 것을 흡수하는 속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토니 씨는 "영어에 대한 한국 어린이들의 열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이 곳에서 영어를 배운 학생 중에는 공인 영어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도 많았다. 교실 벽에는 JET 초등영어 시험 합격증이 10개나 걸려 있었다. 6학년 장유정(영어이름 ooangh: 은하라는 뜻의 아일랜드 말) 양은 지난해 6개월 가량 방과 후 교실에서 영어 수업을 듣고 JET 3급 시험을 통과했다.

이 수업의 가장 큰 목적은 글로벌 시대에 맞는 감각 키워주기. 피부색이 다른 원어민 강사의 수업은 그래서 더욱 환영받는다. 성 강사는 "현재 정규 초등과정에서는 영어 시험이 없기 때문에 흥미 유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원어민 강사 수업은 학원 다닐 여유가 되지 않는 저소득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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