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8위안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겠지만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미 주식시장에서 7위안대 진입을 예상하고 있었던 데다 국내 수출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절상 속도는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위안화 얼마나 절상됐나=위안화는 지난해 7월 21일 평가절상으로 2.05% 절상됐고, 이후 15일 8.0030위안으로 장을 마감함으로써 1.3%가 추가 절상돼 모두 3.35%가 절상됐다.
올 들어서는 지난해 말 8.0702위안에서 이날 8.0030위안으로 0.8% 절상됐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평가절상과 함께 복수통화바스켓을 참조하는 관리변동환율제로 이행한 이후 절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위안화 환율은 중국 외환당국의 제도개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더디게 움직였다. 평가절상 이후 8.11위안에서 출발한 위안화는 연말 8.0702위안까지 0.5% 절상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위안화 환율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7월 21일 이후 12월 말까지 절상 폭은 한달 누계로 0.1% 정도였지만 올 들어 급격하게 빨라지기 시작해 지난 3, 4월에는 하루만에 0.1% 이상의 변동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변동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용된 0.3% 변동구간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 외환당국은 향후에도 환율변동의 탄력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절상추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추가절상 불가피할 듯=중국은 지난해 대외무역에서 1천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여기에 해외부문의 직접투자 등을 통해 외환보유고가 2천억 달러 늘어나면서 대외무역 불균형이 고조돼 미국, 유럽 등과 무역마찰요인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향후 2, 3년간 대외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위안화 절상은 앞으로도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이 국내적으로도 과열경기를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2%로 중국 당국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위안화 절상은 수출수요를 억제, 과열경기를 잡는 수단이 될 수 있다.
UBS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앤더슨은 "올해 최대 5%의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에도 위안화 강세현상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에 단기악재=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틀 연속 급락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대로 떨어지자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1,410선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달러당 7위안 진입은 이미 예견된 단기악재에 불과하다는 반응.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음에 따라 중국 정부가 달러당 7위안대 환율을 용인했다는 설명이다.
오재열 한국투자증권 중화시장분석팀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위안화 방어선으로 달러당 7.5~7.7위안을 설정해놓고 있다."며 "방어선을 고려할 때 8위안 붕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당분간 위안화 절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이지만 원화는 위안화 절상을 반영해 이미 충분히 절상됐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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