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마을은 성산이씨가 대대로 살아온 전형적인 집성촌이다. 마을 북쪽에 있는 영취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산이 둘러싸고 있고 중앙의 구릉지에 마을이 들어서있다. 마을 앞쪽으로는 낙동강의 지류인 백천이 흐르고 있어 풍수지리적인 측면에서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마을. '극와주택' 등 지방지정문화재 9동을 포함한 전통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전통한옥들 사이로 자연석에 황토를 발라 쌓아올린 토석담이 유려한 곡선을 이룬다. 돌만으로 쌓은 군위 한밤마을과 다르다. 군데군데 돌담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토석담이다. 쌓아올린 돌담에는 기왓장이 얹혀 있고, 수키와 몇 장을 이용해 이리저리 모양을 내기도 했다. 성주군청 학예연구사 박재관씨는 "한개마을의 돌담은 깔끔하게 정비된 형태가 아니고 마을주민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자연스러운 담장"이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해 향후 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되면 복원방향을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성주군에서는 이 마을을 등록문화재와는 별도로 '전통민속마을'로 지정을 받기위해 신청해둔 상태다.
마을로 들어서면 기와지붕을 얹은 담과 전통한옥이 잘 어울린다. 푸근한 고향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담장은 아래위가 색깔이 다르다. 이끼가 앉은 아래쪽은 세월의 무게가 느껴질 만큼 오래됐다. 그 위쪽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새로 얹은 흔적이 역력하다. 담장은 집을 경계짓는 외곽담과 안채, 사랑채를 가르는 내곽담으로 구분된다. 내곽담은 건물 처마보다 낮다.
아쉬운 건 시멘트 포장. 생활의 편리를 위해선 길 포장이 당연하다지만 시멘트 포장이 돌담길의 정취를 반감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개마을 주변 가볼만한 곳=세종대왕자태실을 찾아볼 만하다. 세종 20~24년(1438~1442) 사이에 조성된 전국최대규모의 태실지다. 그만큼 명당으로 소문난 곳이다. 수양대군을 비롯한 세종의 18왕자와 단종의 태 등 19기의 태실이 안장되어 있다. 이 19기의 태실은 지하 석실 안에 태를 모신 백자를 넣고 그 위에 기단석, 중동석, 개첨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주군에서 한 개마을-세종대왕자태실-선석사를 묶은 관광벨트를 위해 애쓸 만큼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전국에 10개의 절을 지을 때 지었다는 선석사가 지척에 있다.
▶어떻게 가나=대구에서 성주읍으로 가다가 성주읍을 5㎞ 남겨둔 곳에서 월항.왜관 쪽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이곳에서 약 3㎞가면 한개마을이다. 성주읍에서는 약 8㎞. 대중교통은 대구북부정류장에서 20분 간격으로 성주행 버스가 있다. 1시간 소요. 성주읍에서는 한개마을로 가는 노선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054)930-6063(성주군 새마을과 관광문화재 담당).
글.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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