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의 중심은 언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기 일상에 바쁜 시민들이 바깥 세상을 만나는 통로가 바로 언론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그래서 시민들에게 올바르게 사느냐 혹은 편협하게 사는냐에 대한 정보와 기준을 제공한다.
지금 우리 지역의 경제는 침체의 수준을 넘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의 역외유출은 물론 인구마저 감소하면서 '죽음의 도시'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면에서 매일신문은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고 정보 전달에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대구 사회의 올바른 변화와 방향을 제시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가지고 있는 지역의 최대 언론이다.
그런 만큼 매일신문은 그 사명에 제대로 부합하고 있는지 늘 자성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향토의 최고 정론지임을 자부하는 만큼 지면 구성의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는 불가결의 요건이다.
최근 지방선거와 관련한 매일신문의 보도내용 중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한다면, 우선 한나라당에 대한 지면 할애에 비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려가 미흡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지역 최대의 정당이고 당선 가능성이 절대적인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많은 지면 반영이 당연하겠지만, 한나라당 예비후보의 경선 내용은 1면 톱기사와 3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무소속 후보와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 예비후보에 대한 기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같은 날 칼럼에서는 "'한나라'라는 단어는 싹 잊어버리고 사람 중심으로 찍는 투표를 해보자"며 유권자를 설득하고 있다. '한나라'로 도배가 되다시피한 지면 구성과는 다소 이율배반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 영향력이 있는 신문일수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비록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나 '카드라' 방송의 내용들도 신문 지면에 활자화되면 기정사실화 되어버린다. 그것이 언론의 위력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거나 죽음에 까지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 후원회의 미술관 건립 무산을 둘러싼 논란에 있어서도 후원회 당사자의 해명 기회를 좀더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반면 이웃사랑 실천에 대한 보도를 통해 나눔문화와 기부문화 확산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이 분야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더구나 지역 최고 유력지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한 이웃사랑 코너를 만들어 모금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대구 지역의 기부문화가 전국 하위권을 맴도는 상황에서 매일신문의 이런 나눔문화 확산은 '절망의 도시' 극복이라는 미래 생활문화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차제에 후속 보도를 통해 성금이 전달된 후의 변화된 상황들도 독자들에게 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는 외지인들이 말하는 '섬'같은 도시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열심히 노력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생활문화를 주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크다.
남상걸(사단법인 자원봉사능력개발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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