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이, 쫀디기, 달고나, 뽑기, 꾀돌이, 오란다…. 옛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음식도 대구도심 길거리에서 맛볼 수 있다. 동성로 인근 중앙시네마 옆 한 포장마차. 쥐포, 오징어, 문어발 등이 잘 팔릴 것 같지만 오히려 추억의 식품 쫄쫄이, 쫀디기가 더 인기다. 네개에 1천 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 추억의 음식이지만 연탄불에 살짝 데워 먹었던 그때와는 굽는 방법도 다르다. 버터를 살짝 입혀 구워내 고소함을 더했다. 이젠 영화보러 가는 젊은 층도 팝콘 대신 쫄쫄이를 선택한다.
중앙파출소에서 대구백화점으로 이르는 길 중간쯤에는 70대 노인의 '뽑기' 가게가 시계바늘을 20여 년 뒤로 돌린다. 황금빛 잉어, 용, 칼 등 설탕으로 만든 '달고나'가 걸려 있고 여고생, 연인들은 막대 유리판을 이래저래 놓고 둥근 깡통에서 접힌 긴 쪽지 하나를 뽑아들고 마지막 '쪼으기' 한판에 들어간다. 대부분 '꽝'이지만 대박(거북선, 이순신 칼 등)이 터질 때도 하루 서너 차례나 된다.
3년째 동성로에서 좌판을 운영하는 장의열(70)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 배운 요령이 있는지 나이 든 사람들이 당첨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웃었다.
30여 종류의 과자 바구니들을 펼쳐놓고 '한 바구니 2천, 3천 원'을 부르짖는 옛날과자 노점상도 있다. 꾀돌이, 오란다, 고인돌, 번데기 등 이름만 들어도 슬며시 웃음이 나는 추억의 과자들이다. 2천 원이면 과자종류별로 300g을 고를 수 있다.
노점상 주인 이상민(32) 씨는 "옛날과자는 중년층이 더 많이 찾는 편"이라며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종류를 몇 가지 추가했다."고 말했다. 단, '덤'이라며 한 주먹 더 넣어주는 주인 아저씨의 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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