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찰, 선비의 마음을 읽다

심경호 지음/ 한얼미디어 펴냄

'인생은 모이고 흩어짐이 무상하기에 오늘은 모였지만 내일은 또한 각각 어디로 가게 될지 모릅니다.'(이규보), '저는 외곬이라서 아무리 궁해도 구걸을 못합니다.'(김시습), '그대가 서신을 보내는 것도 마음이요, 내가 답장을 하지 않는 것도 역시 마음이니 마음에 어찌 둘이 있겠습니까.'(김정희).

전통시대의 편지를 간찰(簡札)이라 했는데, 본래 죽간과 목찰에 작성한 글이란 뜻으로 종이에 적거나 비단에 적은 편지를 모두 가리킨다. 일기와 함께 간찰은 가장 사적인 영역이면서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간찰은 교제의 미학을 담고 있다. 한 영혼이 다른 영혼과 관계를 맺기 위하여 모색하는 긴장이 느껴진다.

이 책은 친우에게 부친 간찰만을 골랐다. 망년우(忘年友)라 하여 나이와 사상의 차이를 떠나 교류했던 선비들, 곧 고려시대의 이규보·이제현·정몽주 등 3명과 조선시대의 김시습·이황·이이·장현광·허균·최명길·송준길·윤휴·박세당·정제두·이익·이광사·채제공·홍대용·이덕무·박지원·홍양호·신대우·정약용·이옥·이학규·김정희·이건창·황현 등 24명의 간찰을 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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