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제결혼 상담을 하는 줄 안다. 그만큼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방증이다.
말 그대로 '결혼이민자 가족지원 센터'라 하면 결혼을 통해 한국에 이민 온 가족들이 한국 사회에서 빨리 안정된 정착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해 주는 기관이다.
이곳에 대해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도 많고, 결혼이민자를 직접 만나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거리감과 한국 사람에 대한 벽을 느끼기 일쑤이다. 우리 사회가 결혼 이민자들에게 그동안 너무 무관심 했던 것 같아 죄스러움을 느낄 뿐이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더 많이 가져야 될 필요성과 함께 이민자 가족들을 지원해주는 여러 기관과 사회단체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더 인식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 속에서 혼혈인이나 이민자들에게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사회도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현실을 더 이상 멈추게 할 수도 없다.
그 현실 중의 하나가 국내 혼인률의 하락으로 인한 국제결혼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 결혼율은 2005년에 전체 결혼의 13.6%에 달한다. 농·어업 종사자의 경우 전체 결혼의 35.9%나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이민자들의 삶이 우리와 가까이와 있어, 이제는 더 이상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들 중의 상당수는 남성 중심의 결혼선택 과정에서 오는 인권침해와 한국 생활 정착과정에서의 언어소통의 문제, 문화적인 이질감, 가정폭력, 자녀교육 문제, 빈곤 등으로 인해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고 살기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이상 결혼이민자 가족들을 무관심으로 대한다면 상업화된 결혼 문화와 언어의 소통 문제들로 인한 혼인 파탄이 증가 될 것이고, 결국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우리 사회가 영원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결혼이민자 정책을 펼치고 있고 그 중심에 있는 우리 기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열린 세계, 열린 마음으로 인종적·문화적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우리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인식 속에서 결혼이민자를 존중하는 사회적인 분위가 먼저 조성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들도 이 나라를 제2의 고향이라고 인식하고 잘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이민자 가족들의 건강한 가정이 바로 건강한 우리 사회의 초석인 것이다.
김태화(대구광역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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