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는 연극으로 통해요"…연극무대 마련한 외국인 강사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연극 공연을 매개로 문화적 향수를 달래고 한국인들과 교감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연출에서부터 조명, 출연까지 전 과정을 대구와 영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교사, 강사들이 직접 준비해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여서 관심이 모아졌다.

20일 오후 3시 대구 서구 원대동의 한 건물 4층에 위치한 대구종합예술인 공통 스튜디오. 검은색 천을 배경으로 무대가 만들어졌고, 서둘러온 관객들은 간이 의자가 대신한 객석에 앉았다.

공연이 시작되자 배우들은 그동안 준비한 실력을 무대에서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선보인 작품은 존 F 케네디의 조카이며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케리 케네디의 원작을 희곡화한 '권력 앞에 진실을 말하라.'

달라이 라마, 바크라프 하벨, 데스몬드 투투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권 운동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그들이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했던 모습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했던 모습들이 작품에 담겼다.

프로듀서 그렉 머무네스(미국)는 "국적도, 한국에 들어온 시기도 다른 우리들이 연극을 통해 서로 교감을 나누며 특히 한국인들과 마음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을 알고, 또 한국인들에게는 우리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어 뜻깊은 행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이들은 6, 7주 전부터 바쁜 시간을 쪼개 작품을 기획하고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이번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12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로버트 케네디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 초청돼 서울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20·21일 각각 오후 3시와 8시 모두 4차례 공연을 갖고 각자의 '끼'를 선보였다.

레이첼 모리스(여) 씨는 "올해초부터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모여 작은 모임을 구성, 문화활동을 펼쳐가고 있다."며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미술, 연극, 음악 등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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