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인사이드] 골든슈 주인공은 누가 될까?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대회에서 주최국 이탈리아는 강력한 스트라이커 지안루카 비알리를 앞세우고 자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대회의 우승컵을 거머쥐겠다는 야심에 불타 있었다. 그러나 비알리는 부진했고 혜성처럼 나타난 살바토레 스킬라치가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스킬라치가 고군분투했지만 비알리는 끝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해 이탈리아는 4강에 머물고 말았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대회때부터 월드컵대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슈 수상자의 계보는 이변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2년 대회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며 골든 슈를 신었던 파울로 로시는 대회 개막전 브라질의 소크라테스나 서독의 칼 하인츠 루메니게에게 가려 있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대회는 아르헨티나를 우승시킨 디에고 마라도나의 천재성이 두드러진 대회였지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던 마라도나는 스트라이커가 아니고 미드필더였고 이 대회의 골든 슈는 8강에 머문 잉글랜드의 게리 리네커에게 돌아갔다. 리네커 역시 멕시코 월드컵 이전에는 국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1985-86 시즌 에버튼 소속으로 리그에서 30골을 넣고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로 뽑혔지만,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는 86 멕시코 대회 이전에 13회 출전해 3골밖에 넣지 못했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호마리우,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지오가 각광을 받았지만 골든 슈 수상자는 러시아의 올레그 살렌코와 불가리아의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였다. 갑자기 나타난 살렌코는 러시아가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경기에서 카메룬의 골문에 5골(월드컵 한 경기 최다 득점)을 퍼부으며 3경기에 6골을 기록, 불가리아를 4강으로 이끈 스토이치코프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스토이치코프 역시 골든 슈의 주인공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였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녀 출전국인 크로아티아를 3위로 이끌며 충격적인 이변을 안긴 다보르 수케르는 누구나 인정하던 득점왕 후보 1순위 호나우두(브라질)를 제치고 골든 슈까지 신어 스포츠의 불예측성을 더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골든 슈를 신었던 호나우두만이 예측 가능한 인물이었다. 독일의 미하슬로프 클로제가 이변의 계보에 이름을 올릴 뻔 했으나 그러지 못했고 4강에 든 터키와 한국은 특출한 스트라이커 보다는 팀 정신으로 개가를 올렸다.

2006독일월드컵에서는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 브라질의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호나우딩요, 이탈리아의 루카 토니, 네덜란드의 루드 반 니스텔루이 등이 예측가능한 골든 슈의 후보들이다. 이들이 황금 신발을 신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이변의 주인공이 나타날 것인가.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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