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임무가 지방선거 지역구 사정이 좋지 않은 일부 의원들에게 떨어지면서 진상조사활동도, 지역구 선거지원 활동도 제대로 안되는 역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진상조사단에 포함된 의원 중 한 의원은 "내 코가 석자"라며 아예 지역구에 상주하고 있다. 또 진상조사 활동을 하다 "선거가 어렵다."며 부랴부랴 지역구로 가는 의원도 생기고 있다.
가장 애로를 겪고 있는 의원은 진상조사단 12명 의원 중 경북에 지역구를 둔 이인기(고령·성주·칠곡), 장윤석(영주),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 등 3명이다. 검찰과 경찰 출신이어서 당에 문제가 생기면 진상조사단에 단골로 차출되는 의원들이지만 이번만큼 당의 요청이 부담스러운 적은 없다는 표정이다.
자신들 지역구에 공천한 기초단체장 후보가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한 기존 단체장과 맞붙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개 팀으로 나뉜 진상조사단의 B팀 팀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22일 박 대표 피습범인 지충호 씨의 피습 당일 서울 신촌 행적을 조사한 뒤 밤늦게 부랴부랴 지역구인 고령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튿날인 23일 범인 지 씨 주소지인 인천을 조사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이날 새벽 급히 상경했다.
장 의원은 진상조사는 뒷전으로 한 채 아예 지역구인 영주에 머물고 있다. 장 의원은 "상대가 현 시장인데다 워낙 물밑조직이 잘 돼 있어 간단치가 않다. 진상조사활동은 일단 지역구가 튼튼한 사람들 위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22일 진상조사단 회의를 마친 후 지역구에서 올라온 SOS를 받고 급히 찾아갔다. 검사 출신이어서 진상조사단의 이날 대검찰청 항의 방문에 동행하기로 했으나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김 의원은 "3군데 선거가 다 어렵다. 시골 민심이 묘한 데가 있잖느냐…."라고 말했다.
이들 의원들이 지역구 사정 때문에 선거지원에 매달리면서 진상조사단에는 정종복(경주),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등 2명이 주요 활동을 맡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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