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본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구렁이와 살무사에게도 생존을 위한 사투는 치열함을 넘어 애처롭기까지 하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24일 오후 10시 이들 킬러의 삶을 2년 넘게 밀착 취재한 '킬러의 수난-구렁이와 살무사'를 방송한다.
한겨울 강원도 정선의 두메산골, 동면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 겨울을 버텼던 구렁이와 살무사는 봄이 오자 본격적으로 생존 전선에 뛰어든다. 구렁이는 농가로 가고 집쥐를 사냥하지만, 결코 사냥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겨울잠에서 갓 깨어나 덜 풀린 몸이나 기온은 사냥의 변수로 작용한다.
사람들로 인한 환경변화로 뱀들은 더 안전한 곳을 찾아 깊은 산중으로 피해갈 수밖에 없어 먹이를 찾기는 그만큼 더 힘들어진다.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볼 수 있는 뱀을 쫓기 위한 의식은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됐다. 탐욕스러움의 상징이나 갈라진 혀에서 이중적인 말을 내뱉는 교활한 동물로 묘사되어온 뱀.
그러나 우리나라의 뱀은 예전부터 사람들 가까이 살아왔다. 농가 근처에 살던 구렁이는 특히 사람의 식량을 축내는 쥐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사인 살무사는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지니게 된 것이지만 핍박과 숱한 오해를 받아 왔다.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는 8월에 이뤄지는 짝짓기의 모습도 담았다. 두 마리의 암구렁이와 한 마리의 수구렁이가 벌이는 짝짓기 경쟁에서는 긴장감마저 감돈다. 연적을 물리치고 제 짝을 찾으려는 암구렁이의 몸부림이 치열하다. 짝짓기 계절에는 먹이전쟁과는 또 다른,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동물들의 처절한 다툼이 벌어진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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