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23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육성 메시지를 통해 9·11테러 공모죄로 미국 연방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모로코계 프랑스인 자카리아스 무사위(37)는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빈 라덴은 2001년 뉴욕과 워싱턴에서 3천 명의 사망자를 낸 9·11테러에 대해 언급하면서 "공격에 가담한 19명의 형제들에게 내가 개인적으로 임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19명의 형제들을 지휘하고 있었으며 무사위 형제에게 임무를 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는 9·11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무사위는 4년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재판 끝에 지난 5월 4일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에 처해졌다.
빈 라덴은 "9·11에는 조종사와 지원자 팀 등 2개의 그룹이 참여했으며 무사위 형제는 비행기 조종술을 배우고 있는 단계였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20번째 대원이 아니었다."며 "19명의 형제들에게 임무를 부여한 나는 당연히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11 2주일 전에 체포된 무사위 형제가 조금이라도 9·11 그룹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우리는 작전 책임자인 모하메드 아타와 그 동료들에게 발각되기 전에 미국을 떠나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 라덴은 무사위가 테러를 공모했다고 자백한 것은 '허위'이며 '4년 반에 걸친 압력'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죄수들 가운데 9월 11일의 사건과 관련된 인물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빈 라덴의 이런 육성 메시지는 알 카에다에 의해 자주 이용되는 아스-사하드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 육성 녹음이 진짜로 확인되면 이는 빈 라덴이 9·11테러에 직접 개입했음을 가장 명백하게 시인한 사례가 된다.
육성 녹음의 진위 여부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의 정보 관리들은 기술적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진짜가 아니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해 진짜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이번 메시지가 위협이나 선전, 선동 목적이 아니라 빈 라덴이 근본주의지도자이며 국제사회의 동향을 잘 알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빈 라덴의 육성 메시지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 3월 아랍 T V를 통해 방영된 녹음테이프에서는 팔레스타인의 압바스 정부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자금 동결을 비난했고 1월에 공개된 육성 테이프에서는 미국에 대한 추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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