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랑스인들 "한국 축구 만만치 않아"

4년전 한국민들과 함께 프랑스의 한국 교민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파리의 개선문을 수십 번 돌면서 월드컵 축구 4강의 기쁨을 만끽했다. 독일월드컵 축구대회가 다가오니 그때의 감동과 흥분이 되살아난다. 월드컵의 위력은 대단해 한국인들을 보면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를 묻던 프랑스인들이 4년전 피레네 산맥 근처의 산골 마을을 지날때에는 한국인이냐고 물어오기도 했었다.

프랑스에 살면서 맞게 되는 이번 월드컵은 그 어느때보다 흥미롭고 기대된다. 한국이 프랑스와 한 조가 되어 초반부터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여야 하고 2002월드컵에서 일찍 짐을 싸게 돼 자존심이 상했던 프랑스인들은 한국과 한국 축구에 대해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원인 안느 로라(27)는 "한국이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있고 옷 생산 많이 하는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며 "그러다가 파리에서 공부하는 한국 친구들도 만나고 월드컵 대회도 개최한 나라여서 지난해 가을 휴가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로라는 한국이 생각보다 볼 것도 많고 정말 힘이 넘치는 나라라는 걸 느꼈다며 뭐든지 빨리 해결되고 인터넷도 빠르며 특히 밤에 활기가 느껴지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년6개월 가량 머물며 일한 적이 있다는 엔지니어 프레드릭(29)은 "프랑스와 한국의 경기는 기대되는 승부이며 프랑스가 이길 것이라 생각하지만 2002년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한국이 스위스 이상으로 어려운 상대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삼성,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고 전자 , 핸드폰, 반도체 등 첨단 기술도 뛰어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보수적인 나라이며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 기업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만 정작 자국내에서는 외국인이 그다지 많지 않은 모순된 면이 매력적이고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며 "한국 축구도 한국처럼 흥미로운 면이 많다"고 말했다.

잡지사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피에르(35)는 "아직 한국을 가본 적은 없지만 한국인 친구가 해 준 라면과 김치, 비빔밥과 된장찌개 등 매운 음식이 무척 인상적이고 이 음식들에 매료됐다. 빠르고 조직적인 한국 축구도 한국 음식처럼 매운 맛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한국 기업의 최첨단 기술, 스포츠가 강한 나라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 축구가 2002년 이후 신흥 강국으로서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여기고 있었다. 한국이 독일에서 프랑스와 멋진 경기를 펼치고 토고와 스위스에 이겨 16강에 진출하기를 프랑스의 한국인들도 기원하고 있다.

변지영(파리여행 전문가이드)

※변지영씨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파리여행 전문 가이드로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의 상대인 프랑스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 후 기고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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