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싹쓸이인가, 비한나라당의 막판 뒤집기인가?'
5·31 지방선거를 엿새 앞두고 지역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여야 각 정당과 후보들은 합동 기자회견, 성명 발표 등을 통해 막판 선거 판도 움직이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5·31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을 계기로 '전 지역 석권'을 노리고 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후보들은 '박풍 차단'에 주력하며 유권자들에게 '인물과 정책 대결의 장'으로 만들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천 후유증과 지방권력 독점에 대한 견제논리로 이상기류를 보이던 지역 텃밭 분위기가 박 대표 피습사건으로 급반전했다고 보고, 대구·경북지역 광역 및 기초단체장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4~5곳에서 무소속 후보의 강세가 점쳐졌으나, 한나라당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 곳마저 박 대표 사건 영향으로 우세 또는 접전지로 양상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 전 기초단체장 '석권'을 목표로 삼고 접전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기초의원 비례대표 대다수도 한나라당 후보가 석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박 대표 피습사건 영향이 지역 정서를 자극해 '감성적인 표쏠림 현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며, '박풍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들은 정책과 인물선거로 감성보다 이성에 의한 정책대결을 강조하며 분위기 재반전을 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재용 대구시장, 박명재 경북도지사 후보는 박 대표 사건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사회복지공약 제시 및 중앙당 지원책 발표' '상대후보 자녀 병역의혹 제기' 등으로 적극 공세에 나서며 '막판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재용 후보는 24일 ▷대구뉴타운 개발을 통한 개발이익금 중 노인복지기금 2천억 원 조성 ▷노인 교통지원금 10만 원으로 인상 ▷매년 출산장려금 50억 원 지원 ▷1년간 노인일자리 1만 개 창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사회복지공약을 발표했다. 또 "시장에 당선되면 실패한 밀라노프로젝트에 투입된 수천억 원이 어디에 쓰였는지 밝혀내겠다"고 이전 시정을 비판하며 칼날을 세웠다.
박명재 후보는 이날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 후보 등과 함께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 이후 대구·경북 행정통합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 중앙당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발의해 국회를 통과하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김관용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 비리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민주노동당 후보들은 분야별, 부문별 정책공약과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한편 각계 인사들의 '지지선언'을 바탕으로 '정책과 인물대결' 확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연재 대구시장 후보는 최근 대학생 및 여성단체 회원 80여 명 지지선언, 지역 철도노동자를 비롯한 노동자 1만여 명 지지선언에 이어 25일 오전 대구·경북지역 대학교수 40여 명의 민주노동당 공개 지지선언 등을 받아냈다. 이 후보는 "지방권력 독점과 부패비리의 온상 한나라당, 실패한 정권인 열린우리당을 심판하고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정책정당인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여성, 노인, 장애인, 청년, 아동·청소년 등 대상별 주요 공약과 주민복지 재정 확충, 주민복지 실현, 서민경제 실현, 살고 숨쉬고 다니기 좋은 도시, 생활자치 실현 등 5대 과제 20대 공약을 제시했다. 대구경제살리기, 주민생활자치 실현, 무상의료 현실화, 무상교육 현실화, 문화분야 등 분야별 주요 공약도 마련했다.
◆무소속 후보들은 한나라당 공천 비리와 독점에 대한 반발심리로 지역에서 싹트던 반한나라당 기류가 무소속 후보쪽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했으나, '박풍' 영향으로 반전하고 있다고 보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소속 후보와 지지자 100여 명은 25일 낮 대구 엘디스리젠트호텔에서 박 대표 정치테러와 관련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표 피습사건에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박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빌면서 검찰과 경찰은 사건의 배후와 배경을 철저히 조사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밝혀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는 대구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선거다. 무소속 후보들도 자질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후보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감성적인 '묻지마 투표'보다는 정책과 인물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투표를 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