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급식납품 철저 관리를

저질 돼지고기와 쇠고기가 학교급식용으로 둔갑해 대량 납품된 사실이 밝혀졌다. 부실 도시락 파문 이후 급식업체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허점 투성이 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어린 학생들의 건강은 뒷전인 채 영리를 챙기려는 파렴치한 상혼에 치가 떨린다. 급식과정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비리 업체에 대한 발본색원이 필요하다. 급식 비리의 전형은 질 낮은 재료나 외국산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납품하는 수법이다.

계약서상 B등급을 공급키로 해놓고 실제로는 D등급 고기를 납품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D등급은 식용판매가 거의 불가능해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식품으로 활용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교육청은 식품 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축산물등급판정확인서 비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반드시 등급 판정을 받은 고기만 거래와 운반을 할 수 있게 한 조치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D등급 고기를 여과 없이 통과시키는 게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적발 업체는 '업계 관행상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현재와 같은 허술한 검수 시스템 하에서 업자들이 농간을 부릴 개연성은 충분하다. 결국 검수에 철저를 기하지 않는 한 급식비리는 언제 또 다시 불거질지 모른다. 검수방법 개선과 함께 납품을 둘러싼 업자와 학교간의 유착비리는 없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서창수(대구시 북구 검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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