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8시 35분쯤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 교문 앞. 교문을 막 들어서려던 승용차 한 대가 급제동했다. 차에 탄 이 학교 교사의 시야에 두 명의 학생 모습이 갑자기 들어왔기 때문.
학생들은 수업준비물을 사러 학교 앞 문구점에 급히 달려나가다 사고를 당할 뻔했던 것.
학부모들은 "학교 안에서까지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해서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초등학교 주변 도로는 스쿨존으로 어느 정도 보호받지만, 학교 안의 경우 운동장은 물론 교실 옆까지 차들이 점령하다시피 하면서 항상 교통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것.
때문에 상당수 학부모들이 "학교 내 차량 진입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차량과 학생들이 다니는 통행로를 완전 분리하는 등의 학내 교통 안전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교육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자가용 승용차가 급증, 교사들이 학교 안에 차를 몰고 오는 경우가 늘어나자 1996년 학내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신설 학교 경우 출입구 수를 늘려 차량 진입로와 학생 통행로를 분리해 설계하고 기존학교 30여 곳에 대해서도 개축, 리모델링을 통해 차량과 학생들의 전용 통행로를 따로 마련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신설돼 이런 시설을 갖춘 초교는 40곳에 불과하다. 대구시내 전체 204곳의 초교 중 절반이 넘는 130여 곳은 여전히 학내 교통사고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은 지 오래된 학교가 너무 많아 도저히 고칠 수 없는 경우도 적잖고, 학교당 평균 3천만 원 이상의 개선비용이 들어 모든 학교에 신경을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교사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할 수도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또 "하지만 등·하교 시간대에 안전교육을 하는 등 사고위험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시내에서 14세 이하 어린이들의 교통사고는 모두 981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1천142명이 다쳤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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